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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발레리 ,Paul Valery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

 

 

 

 

 

 

 

폴 발레리 ,Paul Valery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

 

.책--

서울시인협회 회장 민윤기 시인 추천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시집 윤동주가 곁에 두고 읽었던 시의 향연

“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한 폴 발레리
문학을 포기하고 우연히 문학으로 돌아와 풍성한 꽃다발을 만들어 내다

‥ “나는 사람들이 나의 내면에서 가장 먼저 시인을 보는 것을 혐오한다”

발레리는 문학에서 출발하여 문학을 포기하였다가 우연히 문학으로 돌아온 이례적인 문학자이다. 20년간 절필하였던 그는 앙드레 지드 등 지인들의 강권에 떠밀리다시피 시작에 돌입하고, 「젊은 파르크」 발표 즉시 대성공을 거둔다. 그것은 곧 20여 년이라는 기나긴 시간 동안 발레리의 정신적ㆍ실질적 연마가 계속되어 왔다는 뜻일 것이다.

발레리는 스스로를 직접적인 문학자로서 생각하지 않으며, 문학을 보지 않는다고 공언하며, 자신이 문학자임을 부정하고 거부하는 면이 있다. 한 지인은 말하기를 “발레리는 사람들이 그의 내면에서 가장 먼저 시인을 보는 것을 혐오한다”라고도 했다.

발레리는 자신의 ‘내적 요구’에서 출발하여 문학작품을 써내지 않았고, 외적 사정에 의해 ‘정신’을 ‘문학적으로 적용’할 뿐이었다. 발레리의 문학적 천성은 내면에서 창조의 신을 느껴 표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발레리의 문학에 대한 발언과 철학ㆍ역사ㆍ심리학 등에 대한 연구를 비교해 보면 문학에 관한 그의 자세가 자명해진다. 그럼에도 그 과정에서 작가가 커다란 지적 유희를 맛보았음은 물론이다. 발레리는 시 창작을 정교한 건축물을 세우듯이 사고하였으며, 그 노동의 결과물은 존재의 정수를 각성시키고 감동으로 이어진다.

발레리는 문학적 숭배를 거부하였으나, 그가 정서적으로 풍성하고 지적으로 수준 높은 ‘문학’의 꽃다발을 만들어 내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著---

Paul Ambroise Valery

1871년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의 세트에서 태어나 몽펠리에 대학을 졸업했다. 처음에는 법률을 공부하였으나 그의 관심은 문학과 더불어 건축, 미술, 수학 등으로 흘러갔다.
1890년 몽펠리에 대학 개교 기념 축제에서 피에르 루이스를 우연히 만났으며, 이후 그를 통해 앙드레 지드, 이어 말라르메와도 교류하게 된다. 대학 졸업 뒤 파리로 이주하여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방법 서설』 등의 평론집을 집필하며 활동하던 중 절필한다.
1900년 결혼한 이후로는 국방부의 문안을 작성하거나 아바스 통신사 사장의 개인 비서로 일하였다.
20여 년간 문학 활동을 하지 않던 그는 1917년 「젊은 파르크」를 발표하며 오랜 침묵을 깬다. 1922년에는 장시 「젊은 파르크」 「해변의 묘지」 등을 담은 시집 『매혹』을 발표하며 20세기 최고의 시인으로 인정받는다.
그는 다시 시작을 중단하고 평론집 『바리에테(Variete)』(1924~1944), 『외팔리노스(Eupalinos)』(1923), 『예술론집(Pieces sur l’Art)』(1934) 등을 발표하며 독자적인 비평의 경지를 확립하였다. 1925년 아카데미 회원이 되고, 1937년에는 콜레주드프랑스에서 시학(詩學) 강좌를 시 작하여 사망한 해까지 지속한다. 1945년 사망하자 드골 정부는 그를 국장으로 예우하고, 유지에 따라 고향 세트 해변의 묘지에 안장하였다.

 

 

 

목차 ---

 

서문

· 1장 옛 시첩
- 실 잣는 여인
- 비극
- 오르페우스
- 비너스의 탄생
- 요정의 나라
- 똑같은 요정의 나라
- 목욕
- 잠자는 숲에서
- 황제
- 애정의 숲
- 덧없는 무희들(최종 원고)
- 덧없는 무희들(탈고 전)
- 선명한 불이……
- 나르시스는 말한다
- 삽화
- 눈
- 발뱅
- 여름
- 해질녘의 호사, 파기된 시……
- 안
- 세미라미스의 노래 (옛 시첩 단장)
- 시의 아마추어

· 2장 젊은 파르크
- 젊은 파르크

3장 매혹
- 새벽
- 플라타너스에서
- 기둥들의 송가
- 꿀벌
- 시
- 발걸음
- 띠
- 잠자는 여인
- 나르시스 단장(斷章)
- 아폴론의 무녀
- 공기의 요정
- 유혹하는 것
- 죽음을 속이는 여자
- 뱀의 소묘
- 석류
- 사라진 포도주
- 방 안
- 해변의 묘지
- 비밀의 노래
- 노 젓는 사람
- 종려나무

‥ 폴 발레리 연보

 

 

책 속으로 ----

 

밤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이미 통렬한 나팔 소리가 싸우고 있다. / 살아 있는 입술은 얼어붙은 공기를 공격한다. / 순수한 황금색 빛은 모든 공간을 과거의 화려함으로 / 귀환시키고, 섞일 때마다 작렬하고 폭렬하여 반복된다.

진정한 시선으로 돌아가라. 너의 어둠에서 빠져나와 / 수영 선수처럼 바다 한가운데서 / 모든 능력의 뒤꿈치가 어두운 물 위로 영자(泳者)를 몰듯이 / 너는 존재의 바닥을 차라. 너의 육체를 따져 물어라,

누구도 극복하지 못한 그 씨실을 지체 없이 관통하라, / 힘들지라도 무한의 노력을 다하라, / 그리고 너는 침상 위에서 네 피의 괴물들이 / 만들어 내는 드라마의 대혼란을 쫓아내라.
---「세미라미스의 노래」중에서

일찍이 나는 두 팔로 태양을 떠받들 듯 / 순수한 죽음의 빛을 떠받들고 있었다…… / 절망하는 내 육체는 벌거벗겨진 몸을 길게 늘이고, / 그곳에 영혼이, 자신에 취하고 침묵과 영광에 취해, / 그야말로 자신의 기억을 잃고 숨이 넘어갈 듯이, / 이 심장이 경건하게 벽을 두드리는 소리를, 희망을 끌어안고 / 듣고 있다, ?심장은 지금, 내 부족함을, / 나뭇잎의 섬세한 떨림을, 기꺼이, 그러나 근근이 / 지탱할 정도로, 신비로운 고동에 의해 붕괴한다……

허무한 기대, 정녕 허무하다…… 자신의 거울 앞에서, / 자신을 불쌍히 여겨 우는 여자는 결국 죽을 수 없다.
---「젊은 파르크」중에서

혼이 아늑한 가면 아래로 꽃향기를 들이마시는 / 내 젊은 연인은, 마음속에 어떤 비밀을 태우고 있는가. / 어떤 공허한 열매가 정열을 가지고 태어난 / 잠든 여인의 눈부신 이 반짝임을 만들어내는가.

희미한 숨결, 꿈 또 꿈, 침묵, 어찌할 수 없는 고요함, / 아아, 눈물보다 힘이 센 평화여, 너는 승리한다, / 이 깊은 잠의 엄숙한 파도의 일렁임과 풍만함이 / 이런 적의 가슴 위에서 힘을 합칠 때.

잠자는 여인이여, 그늘과 몸을 포기한 금빛 덩어리여, / 네 무서운 휴식은 이러한 선물들을 싣고 있으니 / 아아, 꽃송이 옆에 오랫동안 누워 있는 울적한 암사슴이여,
---「잠자는 여인」중에서

아니, 아니다…… 일어서라. 계속되는 시대 속에서. / 나의 육체여, 파괴하라, 이 생각하는 형태를. / 내 가슴이여, 다 마셔라, 바람의 탄생을. / 맑고 새로운 대기는, 바다에서 생겨나, / 내 혼을 나에게 되돌린다…… 아아, 짠 바람의 힘이여. / 자, 물에 녹아 활기차게 춤추자.

그렇다. 사납게 날뛰는 혼미에 빠지기 쉬운 큰 바다여, / 반점 있는 표범 가죽이여, 태양이 내리쬐는 수많은 / 빛으로 구멍 난 외투여, / 절대의 물의 히드라여, 감청색의 자기 살에 취해, / 고요함과도 닮은 요란함 속에서 / 빛나는 뱀 꼬리를 물고 있는, 바다여, 지금

바람이 인다…… 살아야만 한다. 한 면에 / 이는 숨결은 책을 펼쳤다 다시 닫고, / 파도는 산산이 부서져 바위에서 내뿜어져 나온다. / 날아라, 날아라, 현기증 나는 책장들이여. / 때려 부숴라, 파도여. 기뻐 춤추는 물로 때려 부숴라, / 삼각돛의 무리가 고기 잡던 이 고요한 지붕을.

 

 

 

출판사 리뷰 ----

 

... 음영에 불과한 것에 빛을 주지 않고 명석한 정신을 지킨 프랑스 사상의 거장

발레리에게 있어서 문학은 그의 전부가 아니고, 그 마음처럼 발레리의 문학적 천성은 내면에서 창조의 신을 느껴서 입을 다물고는 견딜 수 없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다. 작품은 발레리 자신의 ‘내적 요구에서 출발’한다기보다는 앙드레 지드나 자크 리비에르 등 가까운 지인의 성화에 따른 경우가 더 많았다. 외적 사정에 의해 ‘정신’을 ‘문학적으로 적용’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 정도이다.

발레리가 주안점을 둔 부분 또한 걸작을 쓰는 일이나 작품의 결과가 아니라, 작품을 만드는 ‘심적 노력’ 자체였다. 발레리는 시인의 자리에 머물기보다 비평가, 사상가, 철학자, 과학자로서 세계를 부단히 탐구하며 존재의 본질에 도달하고자 하였다. 그래선지 발레리에게서 대시인을 보기보다, 프랑스 사상의 거장으로 보는 사람이 더 많은 듯하다.

그러나 발레리가 평생에 걸쳐 사유하고 연구한 문학 및 예술 비평, 철학, 수학, 건축 등의 전부가 서로 모이고 서로를 보충하여 발레리의 정신을 이루었기에, 우리가 지금의 결과물인 그의 시작품을 읽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 완벽주의에 가까운 탈고로, 솟아나는 영감을 최고의 창작품으로 완성해 내다

발레리는 문학을 정면에서 직시하고 철저하게 규문하여 적극적으로 고찰한 ‘반문학적 문학자’의 길을 걸었다. 독자들이 감성적으로 위로를 얻도록 하는 문학은 그의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발레리의 지적 유희는 더욱 고도의 문학을 창조하였고, 그럼으로써 ‘문학 구하기’에 충분한 것을 공급해 주었다.

발레리의 작품은 스스로를 극한까지 내모는 심적 노력을 스스로에게 요구하여 자신의 모든 기능과 능력을 쓰고 난 결과물이기에, 그의 시는 쉽지 않다. 하지만 고전적 형식을 엄수하는 발레리의 시편들에는 감성이 풍부한 시인과 자신의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예술가의 모습이 함께 담겨 있다.

문학적 숭배를 거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풍성한 문학의 꽃다발을 만들어 내며 문학적 인정을 받은 예는 일찍이 없었다. 엄밀한 문학 이론가, 철학자, 현대의 문명 비판자 어느 누구도 발레리의 성과를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가 인정받는 데는 발레리가 내놓은 결과물의 수준이라는 이유 외에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발레리가 추구한 존재의 정수, 진실한 자아가 예술지상주의자로서가 아닌 ‘완전한 행동’을 목표로 하는 데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