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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b Van Bavel ('14 Just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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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 Van Bavel ('14 Just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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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러피안 재즈피아노의 거장, Rob van Bavel
네덜란드 최고의 재즈피아니스트 롭 반 바벨의 솔로앨범 [Just Me]

‘셀로니어스 멍크 컴피티션’ 준우승 이후 30년 가까이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중인

실력파 연주자 로테르담과 암스테르담 음악원 교수로서 훌륭한 교육자로도 정평이 나 있는

롭 반 바벨 세계 일급의 재즈 연주란 이런 것이다.

 

그는 정교한 기교와 아름다운 서정미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과하지 않게 절제할 줄 아는 연주자다.

 이러한 재즈 피아니스트가 비교적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은 재즈팬들에게 크나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재즈를 백그라운드 음악쯤으로 여기는 허세의 재즈팬이 아니라면,

 진지한 태도와 섬세한 귀를 갖고 있는 진정한 재즈팬이라면 롭 반 바벨의 연주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화려한 광고와 허명에 휘둘리지 않은 채 기회가 있을 때 그의 연주를 챙겨 듣는 것이야 말로

한국의 재즈팬이 챙길 수 있는 내실 있는 재즈감상, ‘남는 장사’다.

롭 반 바벨의 뛰어난 테크닉과 유럽재즈만의 서정미가 어우러진 솔로앨범 [Just Me]
롭 반 바벨이 한국에서 세 번째로 녹음한 이번 음반은 피아노 독주 음반이다.

이 음반을 통해 그는 재즈 피아니스트로서 자신의 기량을, 작곡가로서의 깊은 음악성을 남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우선 스탠더드 넘버 <양지 바른 길가 on the Sunny Side of the Street>와

<그저 그런 일들 중 하나 Just one of Those Things>를 들어보면

그의 테크닉이 얼마나 뛰어난지, 특히 재즈 연주자로서 그의 기초가 얼마나 뛰어난지는 여실히 드러난다.

적어도 이들 스탠더드 넘버에서 반 바벨은 이제는 불행히도 듣기 어려워진

아트 테이텀(Art Tatum)-오스카 피터슨의 계보 안에 자신을 위치 지운다.

양손의 컨트롤은 정교하고 완벽하며 코러스가 전개될 때마다 등장하는 주법의

다채로운 변화는 마치 잘 짜인 한 편의 변주곡을 듣는 것 같다.


영국의 재즈 색소폰 주자 토니 코(Tony Coe)는 “클래식 연주자들이

 작곡가와 감상자 사이를 이어주는 매개자라면 재즈 연주자들은 음악을 만들어 매개자를 생략하고

직접 청중에게 전달하는 자”라고 설명한 적이 있다. 그의 말은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재즈에서의 즉흥연주도 창의적인 선율, 화성, 박자의 탄생이란 점에서 역설적으로 작곡에 가깝다. 그러므로 롭 반 바벨이 이 음반에서 탁월한 스탠더드 넘버의 연주뿐만이 아니라 그들 연주에서는 도무지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세계, 오리지널 작품의 세계를 만들어냈다는 점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그의 작품들은 오랜 피아노 음악의 전통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유럽인으로서의 감성과 재즈 피아니스트로서 쌓아왔던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그대로 드러낸다. <종종 걸음 Trotting on>은 독일 낭만주의 음악의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곡으로 곡의 전반부는 아름다운 변주곡의 형태를 띤다.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그는 즉흥연주자로서의 모습을 감추지 않지만 그럼에도 이 곡은 원래 계획되었던 곡의 균형미를 결코 깨뜨리지 않았다.
반면에 <5, 6, 7, 8>은 다섯 박자에서 시작하여 여덟 박자로 옮겨가는 변박자(變拍子)의 작품으로 현대 재즈의 기교적인 측면을 부각시킨 작품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속에서 이 박자들의 고전적인 모델을 제시했던 <테이크 파이브 Take Five>와 <내가 좋아하는 것들 My Favorite Things>의 뱀프(vamp)를 슬쩍 듣게 된다. 그와 유사하게 <소금과 후추 Tuz and Biber>의 서두는 언뜻 듀크 엘링턴과 후앙 티졸(Juan Tizol)의 <캐러밴 Caravan>의 새로운 버전처럼 들린다. 하지만 터키 연주 여행을 마치고 반 바벨이 작곡한 이 작품은 아프로-쿠반적인 리듬 위에 한편에서는 동유럽 피아노의 유산이, 또 다른 한편에서는 오스카 피터슨의 전통이 한데 버물어져 탄생한, 피아노 비르투오소만이 연주해낼 수 있는 작품이다. 양손의 완벽한 통제와 확신에 찬 강한 타건이 없이는 이러한 작품은 결코 만들어질 수 없다. 그럼에도 <내 사랑을 그대에게 My Love for You>와 같이 시성이 넘치는 아름다운 곡을 만들어낼 수 있는 그는 자신의 기교로 장광설을 늘어놓지 않고 간결하고 단호하게 이 곡을 마무리 짓는다.
- 글/ 재즈애호가 황덕호



Credits
Piano. Rob van Bavel
All music composed and arranged by Rob van Bavel except Track 2, 4, 8.

Produced by Rob van Bavel
Co- Produced by DaeHee Kim
Recorded by DaeHee Kim & HyunJin Lee
Assistant engineer by JongSeok Lee
Recorded at YAGI STUDIO, Seoul / 2013. 10. 25.
Mixed by DaeHee Kim
Mastered by YAGI STUDIO
A&R by SeWon Lim
Design by JiWon Choi
Back cover photo by Jurjen Don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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