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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테 알리기에리의『신곡』

귀스타브 도레가 그린 단테 알리기에리의『신곡』
단테 著/구스타브 도레 그림

 

 

 

 

책소개-----

 

도레가 안내하는 단테의 문학

 

“인간의 손으로 만든 최고의 것이자 모든 문학의 절정”이라는 찬사를 받는 단테의 신곡(La Divina Commedia)에 위대한 미술가 도레가 영혼을 실어 만든 135점의 삽화를 곁들인 이 책은 성경에 견줄 만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길사는 아날로그 책의 미학을 살리기 위해 세계문화사에 빛나는 아름다운 책을 다시 간행해내는 기획을 진행한다. 19세기 유럽 출판문화사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귀스타브 도레가 그린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은 그 두 번째 기획으로 500부 한정 부수로 특별 제작했다.

인간의 삶을 더욱 깊고 섬세하게 포착하려는 열망이 있었던 도레는 스물셋 되던 해에 단테의 신곡을 읽고 거기에 묘사된 장면들을 삽화로 재현한다. 지옥(Inferno) 75점, 연옥(Purgatorio) 42점, 천국(Paradiso) 18점 등 모두 135점으로 이루어진 도레의 신곡은 단테의 내세를 우리 눈앞에 펼쳐 보인다. 도레가 흑백 삽화로 그려낸 단테의 신곡은 현대의 어떤 기술 매체를 동원한 재현보다도 단테의 세계를 위엄 있고 당당하면서도 기품 있게 전달한다. 도레가 단테의 문학 세계에 큰 관심을 품었던 이유는 단테의 문자 세계를 도상 이미지로 재현하는 데 다른 어떤 그림보다도 자기가 그린 삽화가 더 적절하다는 점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신곡은 세속의 문학으로는 성경에 견줄 만한 엄청난 영향을 발휘해왔다. 무엇보다 우리가 경험할 수 없는 죽음 이후의 세계를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죽음 이전의 세계처럼 선명하고 감각적으로 재현하면서, 시공을 초월하여 끝없고 끊임없이 직면해야 할 인간의 문제들을 깊이와 넓이를 갖춰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 박상진의 해설에서

신성한(Divina) 희극(Commedia)이라는 뜻의 신곡은 지옥, 연옥, 천국으로 이루어진 사후 세계를 일주일 동안 순례한 단테의 여행담이다. 도레는 신곡 특유의 분위기와 느낌을 손에 잡힐 듯이, 눈앞에 바로 펼쳐질 듯이 재현하는 데 성공해 ‘도레의 단테’라는 독특한 가치를 창출해냈다. 단테는 내세를 순례하는 목적이 자기 홀로의 구원이 아니라 인간 전체의 구원임을 잊지 않는다. 흑백 사진 같은 느낌을 주는 도레의 삽화는 지상 낙원의 다채로운 이미지를 조금의 부족함도 없이 선명하게 보여준다.


저 : 단테 (Alighieri Dante)


본명은 두란테 델리 알리기에리(Durante degli Alighieri). 단테는 두란테의 약칭이다. 13세기 가장 유명한 이탈리아의 시인이자 예언자 그리고 신앙인이다. 이탈리아의 대문호 단테는 1265년 피렌체에서 태어나 1321년 라벤나에서 사망했다.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었고, 18세 때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났다. 어려서부터 시를 좋아했던 단테는 라틴어와 고대 문학을 배웠으며, 특히 고대 로마 시대의 시인 베길리우스를 자신의 정신적인 지도자로 여길 만큼 존경하였다. 피렌체의 몰락한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소년시절 선의 총체라 할 수 있는 소녀 베아트리체와 운명적 만남을 갖게 된다. 그때의 사랑의 체험은 그의 전생애를 통해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프란체스코 수도회에서 경영하는 라틴어 학교에서 수학한 후 철학과정을 수강했다. 청년 시절에 새로운 언어에 새로운 주제를 담은 청신체(淸新體)라 불리는 혁신적인 문학 운동을 주도했으며, 평생 사랑을 바치게 될 베아트리체 포르티나리를 자신의 삶을 이끌고 글을 쓰게 해주는 영감의 원천으로 삼았다. 이때 쓴 것이 『새로운 삶』이다. 이 책에서 단테는 베아트리체에 대한 사랑과 그녀의 죽음으로 인한 상심과 좌절을 시와 산문의 복합체로 담아냈다. 베아트리체의 죽음은 단테가 문학으로부터 철학으로, 그리고 현실 세계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다.

단테는 인간의 더욱 본질적인 문제에 천착하는 동시에 피렌체 정부에 참여하여 정치와 외교, 행정, 군사 등 전방위적인 실천을 도모했다. 1289년에는 구엘피당 정권확립에 공헌하여 6인 행정위원 중 한명이 되는 등 매우 성공적인 공직생활을 시작하였으나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그의 나이 35세 되던 해에 추방 선고를 받고 죽을 때까지 망명 생활을 해야 했다. 하지만 망명은 그에게 고통과 시련의 시기였을 뿐만 아니라 세계를 관찰하고 숙고하며 자신의 생각을 키워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새로운 삶』을 제외한 모든 저서는 이 망명 시기에 쓰였다. 1307년경, 타지를 떠돌던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에 단테는 『신곡』을 쓰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그가 오랫동안 구상해 왔던 대작이다. 단테의 다른 작품으로는 『향연』 『속어론』 등이 있다.

중세의 마지막 시인이자 근대의 최초의 시인으로 불리는 단테는 문학뿐만 아니라 철학, 정치, 언어, 종교, 자연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유럽 중세사회와 중세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불후의 명작으로 꼽히는 『신곡』을 비롯해 『새로운 삶』, 철학과 윤리문제를 논한 『향연』, 교회로부터 국가의 독립을 논한 『제정론』, 『속어론』, 『시집』, 『서간문』, 『땅과 물의 문제』 같은 저서가 남아 있다. 단테는 고대 그리스의 호메로스부터 아리스토텔레스, 베르길리우스, 보에티우스, 아베로이스, 아퀴나스 같은 작가와 철학자를 탐구했으며 그들을 나름대로 해석하고 응용한 내용을 자신의 학문적·미적 언어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특히 심오하고 보편적인 문제의식과 정교하고 생생한 문체를 자랑하는 단테의 문학은 지금까지 수많은 작가와 예술가·사상가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었으며 그 범위는 문학과 회화, 조각, 음악, 연극, 영화, 드라마, 컴퓨터 게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표현의 영역에 걸쳐 있다


그림 : 구스타브 도레 (Gustave Dore)


‘근대 일러스트레이션의 아버지’로 평가받는 도레는 프랑스 출신의 삽화가이다. 1832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고위 기술관료의 아들로 태어난 도레는 그림에 뛰어난 소질을 보여 다섯 살 때부터 그림을 그세계 고전을 독특한 상상과 구도로 구상화한 근대 일러스트레이션의 아버지’로 평가받는 그는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석판화를 배웠으며, 파리에서 발간되는 한 풍자잡지에 삽화를 그리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유행한 화풍을 배격한 채 정확한 소묘력과 극적인 구도로 환상과 풍자의 세계를 독특하게 구현해냈다. 그는 클래식한 장엄미, 디테일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절묘하게 녹여낸 삽화로 세계 명작의 판화본을 계획하고 제작에 들어갔다. 『신곡』을 시작으로 『성서』 『돈키호테』 『실락원』 『라 퐁텐 우화』 등으로 이어지는 이 시리즈는 단순한 삽화의 개념을 넘어 명화에서 깊이와 울림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며, 고전에 상상력을 가미하여 삽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 『신곡』 『돈키호테』 『라블레 전집』 『실락원』 『성서』 『기이한 이야기들』 『2절판 성경』 『십자군의 역사』 『국왕목가』 『라 퐁텐 우화』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단테는 도레를 전혀 알지 못했지만, 그의 시어는 마치 도레의 삽화를 이미 그 자체로 내재하고 있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마치 미켈란젤로가 대리석 안에 든 천사를 꺼냈듯, 도레가 한 일은 그 내재하는 이미지를 꺼낸 것, 그뿐이었다.

단테의 문자는 도레의 삽화를 미리 한정하지 않았고, 도레의 삽화도 단테의 문자를 대신하지 않았다. 삽화는 문자를 넘어서서 그것대로 한껏 뻗어나갔고, 문자도 삽화 저편으로 또 다른 이미지를 발산시켜 나갔다. 그래서 우리는 도레의 삽화를 보면서 단테의 언어가 그 속에서 힘을 잃거나 죽는다는 느낌을 받지 않으며, 단테의 언어를 읽으면서 도레의 삽화가 그 언어에 못 박혀 헤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갖지 않는다.
- 박상진의 해설에서

문학과 예술 애호가라면 소장하고 싶은 책

한 권의 책에서 도레의 삽화는 단테의 문학을 읽는 데, 단테의 문학은 도레의 그림을 이해하는 데 서로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서로에게서 놓여나게 하면서 더 자유롭게 뻗어나가게 한다. 이렇게 글과 그림이 어우러지는 예는 찾아보기 어렵기에 도레의 삽화와 단테의 글을 한 작품에서 보고 읽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도레의 삽화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가슴 묵직한 인상을 단테의 언어만큼 잘 받쳐주는 것도 흔치 않다.

도레가 ?신곡?을 그린 삽화는 출판된 후 지금까지 ?신곡?의 거의 모든 판본에 실리다시피 했다. 그렇게 세대와 세대를 거치는 동안 ?신곡?을 들여다보고 재현하는 전통적인 렌즈이자 도상 이미지가 되었다. ?귀스타브 도레가 그린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이라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단테의 세계를 잘 이해하고 느끼며, 그의 내세 순례에 감동적으로 동행할 수 있을 것이다.
- 박상진의 해설에서

단테가 이탈리아어라는 새로운 언어에 담고자 했던 것은 자신이 평생에 걸쳐 화두로 삼았던 사랑이었다. 그에게 사랑이란 인간의 삶과 문명의 처음이자 끝이었으며 인간을 신에게로 이끄는 길이었다. 어둠 속으로 몰리던 차에 아버지처럼 존경하던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나 그를 언덕의 별로 이끈 것이나 베아트리체를 인간을 구원으로 이끄는 영원한 연인으로 묘사한 것 등이 모두 그런 사랑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하늘과 땅이 손을 맞잡고 인간이 신과 합일(合一)을 이루는 것, 그것이 단테가 현세를 사는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궁극의 이야기다.

그 새로운 언어에 담고자 했던 것은 단테가 평생에 걸쳐 화두로 삼았던 사랑의 주제였다. 그에게 사랑이란 인간의 삶과 문명의 처음이자 끝이었다. 사랑은 인간을 살게 하고 함께 번영하게 해주는 근본 원리이자 정신이며 영혼이었다. 사랑은 인간을 신에게 데려다주는 길이며 힘이었다. 사랑은 세상의 모든 분리와 대립을 초월하여 포용과 상생으로 이끄는 구원 그 자체였다.
- 박상진의 해설에서

도레는 단테의 ?신곡?을 아름다우면서도 황홀하게 그려냈다. 기이하고 풍자적인 표현 대신에 배경을 장대하게 연출하는 연극적 표현을 보여주었다. 그의 삽화를 바라보면 그런 광경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는 착각이 든다. 화면 묘사는 웅대하고 경이로우며 리얼리티가 살아 있다.

?귀스타브 도레가 그린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은 단테의 언어를 도레가 이미지로 각인시킨 아름다운 책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단테 연구가인 부산외대 박상진 교수가 이 책의 본문을 번역하고 해설을 써서 위대한 문학가 단테와 영혼의 미술가 도레의 삶과 예술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은 한길책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La Divina Commedia(1868, Librairie de L. Hachette et C., Paris)를 저본으로 삼았다. 이어지는 ‘큰 책 시리즈’ 기획도 도레가 삽화를 그린 귀품 있는 작품으로 ?런던 순례여행? ?돈키호테? 등을 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