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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assic. /classic.III

♠.드뷔시의 파리: 벨 에포크 시대의 초상

♠.드뷔시의 파리: 벨 에포크 시대의 초상
캐서린 카우츠키 著
원서 : Debussy's Paris: Piano Portraits of the Belle Epoque

 

 

 

책소개----

드뷔시의 섬세한 피아노 음악은 꿈결 같은 분위기와 신비롭게 울려 퍼지는 특유의 음색으로 많은 이를 사로잡았다. 벨 에포크 시대의 정점에 이른 파리에서 탄생한 그의 음악은 광대와 인어, 괴상한 춤, 그리고 에드거 앨런 포의 어두운 이야기와 같이 파리지앵들이 누렸던 기쁨과 쾌락을 담아냈다. 『드뷔시의 파리: 벨 에포크 시대의 초상』은 파리의 매력적인 모습만이 아니라 인종차별, 식민지배, 민족주의의 기저에 깔린 적대심 등을 함께 다룬다. 드뷔시는 이 모든 것을 그의 피아노 음악에 담아 그 시대의 열정과 비행, 그리고 집착을 그려낸다.


목차----

클로드 드뷔시
서문

1장. 파리를 점령한 피에로
2장. 광대, 시인, 서커스
3장. 규범에서 벗어난 춤
4장. 케이크워크 대란
5장. 오리엔탈리즘
6장. 아시아를 향한 경탄
7장. 어린이 유희와 환상
8장. 요정과 옛날이야기
9장. 육지와 바다를 넘나드는 존재들
10장. 부유하는 세계
11장. 금발 머리 소녀
12장. 에드거 앨런 포의 심술궂은 작은 악마
13장. 민족주의의 목소리

후기: 프루스트와 보들레르와의 대화

참고문헌


著: 캐서린 카우츠키---

연주자와 교육자로 왕성히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캐서린 카우츠키는 현재 미국 로렌스대학교 건반악기 학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캐서린 카우츠키는 미국 전역은 물론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와 유럽에서 연주하고 가르쳐왔다. 파리에서 안식년을 보내며 이 책을 구상했고, 센토 레코드에서 드뷔시 전주곡 전집을 발매하기도 했다


책 속으로-----

 

이 책의 목적은 드뷔시에 관한 장황한 일대기를 늘어놓는 데 있지 않다. 그보다는 그의 삶과 음악을 관통한 파리라는 대도시의 렌즈를 통해서 드뷔시를 고찰한다. 드뷔시에 관한 몇 가지 사실은 그가 벨 에포크 시대의 사회적·예술적 관심사를 비추는 거울과 같은 존재였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첫문장」중에서

만약 클래식 음악 분야에 예술가와 특정 장소가 팀을 이뤄 상을 받을 수 있다면, '드뷔시와 파리'는 단연코 우승을 차지할 것이다. 드뷔시와 파리는 함께 벨 에포크를 통과했으며, 운 좋게도 우리는 드뷔시 작품의 제목들로 그가 파리와 공생했다는 단서를 찾을 수 있다.
--- p.33

여성들이 장식품처럼 수동적으로 묘사되는 것은 아름다움을 최고의 가치로 여겼던 ‘벨 에포크’ 시대의 기저에 깔려 있었다. 드뷔시의 아마빛 머리 소녀도 이처럼 “앵두 같은 입술을 지닌 사랑스러운 소녀”였을까? 그녀는 앉아서 노래를 부른다. 큰 눈으로 오래도록 응시하는 모습이 사랑과 여름 태양을 떠올리게 한다. 이 전주곡의 아라베스크풍의 곡선, 특히 도입부와 반복되는 주제는 아르누보 양식의 곡선미를 모방하고 있다.
--- p.287

거대한 증기기관차와 현란한 뮤직홀이 있었고 군중으로 북적였던 도시 파리가 가장 섬세한 예술의 토양이 되었다는 것은 재밌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한 내면의 고요함을 끌어낸 것은 바로 그 불협화음이었을까? 어쩌면 바로 그 도시의 소음 덕분이 아니었을까. 파리라는 대도시가 그토록 많은 예술가들의 활동을 끌어낸 것은 우연이 아니다. 비록 드뷔시의 천재성은 프랑스라는 나라의 특징에 얽매여 있지 않았지만, 그는 파리가 낳은 산물이었고, 그 도시의 회화, 문학, 정치, 밤의 유흥가는 드뷔시의 창조력에 대체 불가한 자극제가 되었다. 그 모든 것이 중요했을 테지만, 결국 하나의 가면에 지나지 않았다. 드뷔시는 남겨둔 꿈을 찾기 위해 그 모든 것을 수용했고, 우리는 운 좋게 그의 지칠 줄 모르는 탐구의 수혜자가 되었다.


--- p.344


출판사 리뷰----


드뷔시의 삶과 음악을 관통한 도시 파리,
그리고 벨 에포크 시대의 초상

클로드 드뷔시는 물론, 파블로 피카소, 폴 베를렌, 로이 풀러, 앙리 툴루즈 로트렉, 앙드레 지드, 스테판 말라르메에 이르기까지 파리라는 대도시가 이토록 많은 예술가의 창작활동에 불을 지핀 것은 과연 우연이었을까? 이들의 천재성은 프랑스라는 나라의 특징에 얽매여 있지 않았지만, 그들은 분명 파리가 낳은 산물이었고, 그 도시의 회화, 문학, 정치, 밤의 유흥가는 그들의 창조력에 대체 불가한 자극제가 되었다.

『드뷔시의 파리: 벨 에포크 시대의 초상』은 ‘아름다운 시절’로 기억되는 벨 에포크 시대 파리를 드뷔시의 삶과 음악을 통해 그려낸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벨 에포크 시대의 예술 분야는 전통과 현대가 격렬하게 충돌하는 장이었다. 인공적으로 다듬어진 파리의 도시 풍경은 상징주의 시인 샤를 보들레르와 소설가 위스망스에 의해 아름답게 포장되었고, 밤마다 서커스와 가면무도회로 휘황찬란한 환락이 펼쳐졌다. 마네, 휘슬러 등 파리 살롱전에서 퇴짜를 맞은 화가들이 낙선전을 통해 명성을 얻었고, 케이크워크와 캉캉 춤이 도시를 폭풍처럼 점령하는 동안, 한편에선 전통 춤곡인 미뉴에트를 고집했다. 이처럼 역설적인 풍경을 드뷔시만큼 진지하게 포착한 이는 없었다. 기만적이고 양면적인 사회를 배경으로 드뷔시는 이 모든 모순을 끌어안아 자신의 음악에 녹여냈다.

"나는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창조하고 싶었다.
현실과 꿈, 빛과 소리, 움직임과 리듬이 생동하며 조화를 이루는 그런 예술 말이다."

무한한 색을 지닌 파리, 이 도시의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은 드뷔시의 작품 속에서 수많은 가면처럼 다양한 면면을 드러낸다. 드뷔시의 섬세한 피아노 음악은 꿈결 같은 분위기와 신비롭게 울려 퍼지는 특유의 음색으로 많은 이를 사로잡았다. 벨 에포크 시대의 정점에 이른 파리에서 탄생한 그의 음악은 광대와 인어, 괴상한 춤, 그리고 에드거 앨런 포의 어두운 이야기와 같이 파리지앵들이 누렸던 기쁨과 쾌락을 담아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가면 쓴 캐릭터와 무도회로 채워진 코메디아 델라르테를 만나게 될 것이다. 자신의 진짜 얼굴을 감춘 광대들과 서커스, 그리고 마녀와 왕자가 등장하는 어린 시절의 동화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이어서 신화에 자주 등장하는 혼종 사티로스와 인어가 나타나고, 벌거벗은 몸과 금지된 향락이 또 다른 우주를 창조하는 매력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이 책은 이처럼 매혹적인 파리의 모습뿐만 아니라 인종차별, 식민주의, 민족주의로 얼룩진 불안한 풍경도 함께 다루며, 독자들을 아름다운 시절의 정점 벨 에포크로 안내한다, 클로드 드뷔시라는 훌륭한 안내자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