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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럴드 블룸의 독서 기술

 

 

 

 

 

 

해럴드 블룸의 독서 기술

셰익스피어에서 헤밍웨이까지 작품으로 읽는 문학 독법

 

 

 

 

블룸의 글을 읽는 일은 번뜩이는 섬광으로 고전을 읽는 것과 같다.
-M. H. 에이브러햄

 

著 : 헤럴드 블룸 (Harold Bloom)

 

책소개--

 

인문학자이자 문학 비평가 해럴드 블룸이 왜 명작이 되었는지 가장 잘 보여주는 서양 문학 작품 60여 편을 직접 엄선하여, 왜 우리가 문학 작품을 읽어야 하는지 해설한 독서 길잡이 『해럴드 블룸의 독서 기술』이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었다. '뉴욕 타임스'가 “비평 분야의 거인”이라 칭한 블룸은 문학 비평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예일 대학 인문학 교수다. 일반인을 위한 문학 비평이란 어떠해야 하는지 보여 주는 블룸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이 책은 이반 투르게네프에서 토니 모리슨까지 주요 작품을 ‘독서의 방법과 목적’이라는 블룸 자신의 독특한 관점에서 들려준다. 단편소설과 장편소설, 시, 희곡 등 문학 갈래마다 ‘들어가는 말’과 ‘나오는 말’을 실어 독자가 전체적인 문학 지형을 조망하게 도왔고, 국내 독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작품과 저자에 대한 역주가 붙어있다.

 
인문학자이자 문학 비평가 해럴드 블룸은 예일 대학의 인문학 교수다. 1930년 뉴욕의 유대계 집안에서 태어난 블룸은 1947년에 코넬 대학에 장학생으로 입학해서 학사 학위를 받고, 1955년에 예일 대학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코넬 대학에서 『노튼 영문학사』의 대표 편집자이자 낭만주의 연구의 권위자인 M. H. 에이브러햄 교수를 만나 영향을 받았다. 1987년부터 1988년까지 하버드 대학의 시학 교수였고, 1988년부터 2004년까지 뉴욕 대학 대학원의 영문학 교수였다. 로마 대학과 볼로냐 대학에서 명예학위를 받았다. 1999년에 미국 예술문예 아카데미가 수여하는 비평 부문 금메달을 수상했으며, 1985년에 일명 ‘천재상’이라 불리는 맥아더 재단 펠로십을 받았다. 2002년 카탈로니아 인터내셔널 상, 2003년 국제 알폰소 레예스 상 등을 받았다.
찰스 디킨스의 『피크윅 페이퍼스』를 1년에 두 번씩 읽어 책장이 해질 정도로 이 작품을 좋아하는 블룸은 열 살 때 만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현대 시인 하트 크레인의 시 ?무너진 탑?을 생애 내내 뇌리에 깊이 새길 정도로 일찍이 문학적 소질을 보였다. 벌써 10대 시절에 블룸은 윌리엄 블레이크부터 셰익스피어까지, 『맥베스』에서 『모비딕』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문학 세계를 넓혀간 조숙한 천재였다. “열한 살 무렵부터 내가 가장 좋아했던 일은 시를 읽고 논하는 것이었다”고 고백할 정도였다. 19세기 낭만주의 시를 옹호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시의 영향력 이론’을 정립한 것으로 유명한 블룸은 문학에 대한 유미주의적 입장을 견지했으며, 역사주의, 페미니즘, 해체론, 마르크스주의 등 서구의 근대적 주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모든 비평 조류를 반박했다.

 


목차--


 제1부 단편소설

1. 이반 투르게네프
「베진 초원」, 「아름다운 땅에서 온 카시안」
2. 안톤 체호프
「키스」,「 학생」,「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3. 기 드 모파상
「텔리에 부인의 집」,「오를라」
4. 어니스트 헤밍웨이
「흰 코끼리 같은 산」, 「만백성 기뻐하여라」,「킬리만자로의 눈」,「커다란 변화」
5. 플래너리 오코너
「착한 사람은 찾기 함들다」,「선량한 시골 사람들」,「숲의 풍경」
6.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베인가의 자매들」
7.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테르티우스」
8. 토마소 란돌피
「고골의 아내」
9. 이탈로 칼비노
『보이지 않는 도시들』

제2부 시

10. 하우스먼, 블레이크, 랜도, 테니슨
A. E. 하우스먼, 「내 심장 속으로 죽음을 부르는 공기가」
윌리엄 블레이크, 「병든 장미」
월터 새비지 랜도, 「그의 일흔다섯 번째 생일에 부쳐」
앨프리드 테니슨 경, 「독수리」,「 율리시즈」
11. 로버트 브라우닝
「롤런드 공자는 암흑의 탑에 도착했다」
12. 월트 휘트먼
『나의 노래』
13. 디킨슨, 브론테, 민요, 작자 미상
 에밀리 디킨슨, 「당신이 가고」
에밀리 브론테, 「종종 꾸지람을 듣지만 늘 돌아와」
민요, 「패트릭 스펜스 경」, 「소란스러운 무덤」
작자 미상, 「미치광이 톰」
14. 윌리엄 셰익스피어
「비열하다는 말을 듣는 것보다는 차라리 비열한 것이 낫네」
 「수치심으로 낭비되는 정신의 소모」
 「내게는 위안과 절망, 두 애인이 있네」
15. 존 밀턴
『실낙원』
16. 윌리엄 워즈워스
「잠이 나의 영혼을 봉인하였네」,「무지개」
17.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
『늙은 선원의 노래』
18. 셸리와 키츠
 퍼시 비시 셸리, 『삶의 개선 행렬』
존 키츠, 「매정한 아가씨」

제3부 장편소설

19. 미겔 데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20. 스탕달
『파르마의 수도원』
21. 제인 오스틴
『에마』
22.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23.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24. 헨리 제임스
『여인의 초상』
25.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6. 토마스 만
『마의 산』

제4부 희곡

27.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28. 헨리크 입센
『헤다 가블레르』
29. 오스카 와일드
『진지함의 중요성』

제5부 다시, 장편소설

30. 허먼 멜빌
『모비 딕』
31. 윌리엄 포크너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32. 내서네이얼 웨스트
『미스 론리하트』
33. 토머스 핀천
『제49호 품목의 경매』
34. 코맥 매카시
『핏빛 자오선』
35. 랠프 왈도 엘리슨
『보이지 않는 인간』
36. 토니 모리슨
『솔로몬의 노래』


 

 


책 속으로--

 

 블룸이 생각하는 독서의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책을 읽는 궁극적인 이유는 “자신을 튼튼하게 하고 자신의 진정한 관심사를 깨닫기 위해”서이다. (??) 블룸의 주장은 각종 이론에 의해 ‘해체’되어 형해만 남은 인간의 주체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것을 촉구하는 효과가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독서를 통해 자아를 완성한다는 것은 전통적인 인문주의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몰아치고 있는 현대에서도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할 어떤 핵심을 건드리는 말이다.

체호프-헤밍웨이 스타일과 카프카-보르헤스 스타일을 구분하는 것이 늘 쉬운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두 스타일의 화법 모두 당신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반드시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체호프와 카프카는 심연 또는 진공 상태에서 창조한다. 반면 톨스토이의 최상의 현실 감각은 오직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만이 줄 수 있는 설득력을 제공한다. 그러나 단편소설은 체호프적이건 보르헤스적이건, 보르헤스가 언급했듯이 하나의 필수적인 형식을 구성한다. 최상의 단편소설은 다독을 요구하고 또 그에 대한 보답을 준다. 헨리 제임스의 말에 따르면, 단편소설은“시가 끝나고 현실이 시작되는 그 절묘한 지점”에 놓여 있다. 제임스의 언급은 단편소설을 시와 장편소설의 중간에 놓는 것이며, 그 특성은 제임스가 다시 말했듯이“너무나 기이하고 매혹적으로 특별하면서도 너무나 쉽게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일반적”이어야 한다.

얼마 전 종료된 세기의 주요 시인 명단에는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 영국계 미국인 T. S. 엘리엇, 영국의 시인이자 소설가 토머스 하디가 분명 포함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자리에서 나의 맺음말을 그 못지않게 뛰어난 네 명의 시인에 한정하고자 한다. 그들은 영국계 아일랜드인 W. B. 예이츠, 미국인 월러스 스티븐스와 하트 크레인, 그리고 예언자적인 영국인 시인·소설가 D. H. 로렌스이다. 예이츠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상징주의적 서정시, 빅토리아조의 극적 독백 시, 그리고 키츠와 셸리의 묵시록적 자세를 물려받았다. 스티븐스와 크레인도 이 전통을 일부 공유하지만, 휘트먼과 디킨슨이라는 미국 전통의 후계자이기도 하다. 블레이크와 휘트먼과 가까운 로렌스는 묵시록적 절망의 정점을 보여 주는데, 내가 보기에는 이 절망이 영어로 쓰인 가장 위대한 시의 핵심이다.

나는 입센을 아서 밀러를 읽듯이 (또는 관람하듯이) 읽어서는 안 되고 셰익스피어처럼 읽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스카 와일드의 걸작 희극은 분명히 다른 종류의 독서를 요구한다. 그것은 루이스 캐럴, 에드워드 리어, 길버트와 설리번의 예술인 난센스 문학에 더 가깝다. 난센스는 문학적 환상의 한 형태이며, 어린아이에게 잠재된 어른과 어른 속에 숨어 있는 어린아이를 다룬다. 『진지함의 중요성』은 루이스 캐럴의 앨리스 연작과 함께 읽을 때 가장 잘 읽힌다. 가끔 셰익스피어가 당대의 성공을 누린 뒤 수 세기가 지난 후에도 살아남아 문학작품을 뒤적이는 상상을 해보면 재미있다. 만일 내세가 있고 거기에서도 사람들이 독서를 한다면, 나는 셰익스피어가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큰 소리로 낭송하는 것을 듣고 싶다.

일곱 편의 미국 소설에 나는 멜빌 학파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소설들의 진정한 출발점은『모비 딕』이기 때문이다. D. H. 로렌스가 말했듯이『모비 딕』은 미국의 묵시록으로서, 미국이라는 국가와 그것의 운명에 대한 비극적인 전망이다. 포크너, 웨스트, 핀천, 매카시, 엘리슨, 모리슨, 이들은 모두 멜빌의 후손이다. 물론 핀천은 멜빌의 유산을 회피했고, 모리슨은 『모비 딕』에 숨겨진 측면이 고래의 단순한 백인성이 아니라 멜빌의 전망에서 미국 흑인을 배제하는 광기어린 백인성이라고 주장한다.

셰익스피어의 영향에 가장 익숙한 영어권 또는 독일어권 국가에서는, 세르반테스적 방식보다는 셰익스피어의 방식으로 변화하는 것 같다. 세르반테스적 방식에서는 친한 친구와 긴밀한 대화를 나누다가 자기 성찰에 이르고, 그 결과 심리적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스탕달, 제인 오스틴, 도스토옙스키, 헨리 제임스, 프루스트는 셰익스피어적 양식을 따르고, 디킨스와 만은 단편 작가들 중에서 모파상과 칼비노가 그러하듯이 세르반테스적 양식에 더 익숙하다. 단편 작가 중 이 책에서 논의한 다른 거장들, 특히 투르게네프, 체호프, 헤밍웨이, 보르헤스는 셰익스피어에게 빚진 것이 더 많은 듯하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해럴드 블룸의 ‘왜 문학 작품을 읽어야 하는가’
셰익스피어에서 헤밍웨이까지 작품으로 읽는 문학 독법

예일대 인문학 교수 해럴드 블룸이 왜 읽어야 하는지, 왜 명작이 되었는지 가장 잘 보여주는 서양 문학 작품 60여 편을 엄선하고 해설한 책이다. 고전 소설을 대표하는 세르반테스에서 현대 소설을 선도한 헤밍웨이까지, 현대 서정시를 개척한 윌리엄 워즈워스에서 근대 희곡을 확립한 헨리크 입센까지 역사적인 작가들이 남겨준 문학 작품을 통해서 즐거운 책 읽기의 방법과 목적을 들려준다. '독서란 무엇인가'에 대한 가르침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낯선 시문학 작품을 포함해 유명한 작가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다수 발굴, 소개하여 독자들의 문학 세계를 확장시킨다. 일반인을 위한 문학 비평이란 어떠해야 하는지 알려 주는 블룸의 대표작.

예일 대학에서 블룸의 인문학, 문학 강의를 듣는 느낌이 들게 하는 이 책은 ‘정보는 무한히 널려 있지만,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화두에 대해서 짧은 시와 긴 시, 단편소설과 장편소설, 희곡 등 많은 사례를 들어 어떻게 읽을 것이며 왜 읽는지 가르쳐 준다. 지은이는 “잘 읽는 것은 고독이 제공하는 크나큰 즐거움 중 하나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적어도 내 경험으로는 치유의 효과가 가장 큰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독서는 우리에게 우리 자신이나 친구, 또는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 속에 있는 타자성을 일깨워 준다.”고 밝힌다. 예를 들어서 “셰익스피어는 세대 간의 갈등에 대해서는 소포클레스보다 한 수 위의 권위자이며, 남녀 간의 차이에 대해서는 누구 못지않은 권위자이다. 마음을 열고『리어 왕』전체를 읽어 보라. 그러면 당신은 가부장제의 근원을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한다.

또한 자유주의적 개인주의에 기반한 블룸은 독서의 이유를 “자신을 튼튼하게 하고 자신의 진정한 관심사를 깨닫기 위해서”라고 말하며, “머릿속에서 은어를 제거하라, 독서를 통해 자신의 이웃이나 주위 사람을 개선하려고 시도하지 말라, 내면의 빛에 비추어 읽어라, 잘 읽기 위해서는 발명가가 되어야 한다, 아이러니를 회복하자” 등 5가지 실용적인 독서 원칙을 제시한다.

블룸 특유의 새로운 문학 지형이 돋보이는 이 책은 현대 단편소설을 서로 경쟁하는 두 전통, '체호프파'와 '보르헤스파'로 나누어 현대 단편소설의 계보를 좇는다. 또한 "시는 인상 문학의 왕관"이라고 말하며 자신이 선정한 세기의 주요 시인들을 평하고, 서양 문학, 특히 장편 소설 양식을 반분하는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의 영향력을 설명한다. 블룸에겐 『돈키호테』가 최고의 작품이며, 셰익스피어가 최고의 작가이다. 문학의 치유력에 대한 아름다운 헌정으로 평가받는 프루스트에 대한 글도 인상적이다.

현대 단편소설의 원류가 된 이반 투르게네프, 안톤 체호프, 호르헤 보르헤스 등을 중심으로, 독특한 문학 세계를 형성한 이탈리아 작가 토마소 란돌피와 이탈로 칼비노의 작품을 연이어 살펴본다. “체호프파 단편소설이 현실에 대한 우리의 갈증을 충족시켜 준다면, 보르헤스파 단편소설은 현실을 넘어서는 것에 대해 우리가 아직도 얼마나 갈구하는지 가르쳐 준다.”는 대목에 공감하게 된다. 시에서는 셰익스피어와 견줄 수 있는 미치광이에 관한 놀라운 시가「미치광이 톰」, 현대시의 진정한 창시자 윌리엄 워즈워스의 서정시에 이어, 콜리지의 기이한 시『늙은 선원의 노래』등을 다룬다. 또한 시의 핵심적인 요소를 모두 물려받은, 블룸이 좋아하는 네 명의 현대 시인들인 W. B. 예이츠, D. H. 로런스, 월러스 스티븐스, 하트 크레인의 작품을 들려준다.

서양 희곡의 본질과 역사를 잘 보여 주는 희곡 작품 세 편이 이어진다. 시대를 망라하여 가장 뛰어난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필두로, 클레오파트라와 이아고가 놀랍게 결합된 인물 이야기인 입센의 『헤다 가블레르』, 셰익스피어 이후 가장 뛰어난 상연용 희극 오스카 와일드의『진지함의 중요성』.
이제 정전의 반열에 오른 세르반테스와 프루스트, 토마스 만 등의 장편소설에 숨겨진 의미를 되짚어 보고, 많은 분량에 걸쳐서 미국 현대 장편소설의 기원을 흥미롭게 추적한다. 미국 현대 소설의 시발점이 된 『모비 딕』과 이후 흐름을 형성한 멜빌 학파의 주요 인물과 작품을 말한다. 블룸은 포크너, 웨스트, 핀천, 매카시, 엘리슨, 모리슨이 모두 멜빌의 후손이라고 단언하며, 특히 “20세기의 미국 작가 중에서 포크너의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보다 더 높은 미학적 성취를 보인 작가는 없다”고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