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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am Melody / 곽윤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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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Melody / 곽윤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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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약한 자에게 힘을 주는 재즈가 좋다"

한국인 최초 '블루노트' 레이블 아티스트, 재즈피아니스트 곽윤찬의 인생 이야기와 재즈 앨범 'i am Melody'제작에 얽힌 숨은 이야기를 펼친다. 동명의 재즈 앨범 2집과 함께 발간되는 『i am Melody 아이 엠 멜로디』에는 재즈에 대한 그만의 깊이와 통찰, 소탈하면서도 진지한 인생 이야기가 녹아 있다. 공감과 감동이 있는 그의 재즈 이야기, 인생 이야기를 들여다보자.

그가 살아온 꼬마시절, 중고등학생 시절, 대학시절과 유학시절, 결혼과 출산의 이야기는 재즈 만큼이나 자유롭다. 하지만 즉흥연주가 피아노 건반을 아무렇게나 두드리면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그의 자유로운 삶에도 '신앙'이라는 질서가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신앙으로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을, 그리고 재즈를 풀어내고 이해한다.

그는 재즈를 '약한 자들의 음악', '모자라는 사람들의 음악'이라고 말한다. 신대륙으로 끌려간 아프리카 노예들이 고향을 생각하며 부른 노래에서 기원한 재즈는 그에게 '마이너'의 음악인 것이다. 따라서 그가 재즈를 연주하는 목적 또한 소수의 상류층이나 뮤지션을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듣고 행복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하는데 있다. 그의 재즈는 약한 자들을 섬기는 재즈이다. 해피 재즈로 세상을 위로하는 곽윤찬의 신앙과 인생, 음악 이야기는 그의 음악처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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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곽윤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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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분야에서 여러 개의 ‘한국 최초’ 타이틀을 얻은, 세계적인 재즈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재즈 피아니스트 곽윤찬. 그는 간결하고 청명한 음색, 빠른 스윙에서 느린 발라드까지 능란하게 소화하는 음악성과 재즈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과 탐구로 그만의 독특한 재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는 1989년 도쿄 뮤즈음악원을 졸업하고 1993년에는 세계 최고의 재즈 뮤지션의 산실인 버클리 음대를 졸업했다.

2000년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유니버설 산하 엠알씨(EmArCy) 레이블 아티스트로 선정되어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 존 클레이튼, 제프 해밀턴과 함께 첫 번째 앨범 「Sunny Days」를 발표했다. 2003년에는 제프 해밀턴, 그레고리 허친슨, 제프 클레이튼, 래리 쿤스와 함께 작업하여 두 번째 앨범 「Daisy」를 발표하여 대중에게 그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2005년 재즈 뮤지션들의 꿈인 재즈 레이블 블루노트(Blue Note) 아티스트에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선정되어 세계저거 재즈 뮤지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 존 패티투치, 내쉿 웨이츠가 참여한 3

집 앨범「Noomas」가 블루노트 레이블로 발매 되었으며, 이어 1집과 2집도 블루노트에서 재발매
되었다. 2007년 세계적인 베이시스트 드류 그레스, 드러머 내쉿 웨이츠와 뉴욕에서 녹음한 4집 음반 「Yellowhale」도 블루노트 레이블로 발매되어 재즈 뮤지션으로서의 그의 실력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현재 나사렛대학교 실용음악과 학과장을 맡고 있으며 최근 10명의 가수 등과 「i am Melody」 앨범을 프로듀싱하여 큰 호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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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초까지 노예 무역상들은 서부 아프리카에서 아프리카인이라는 ‘상품’을 싣고 미국 동부로 갔다. 거기서 노예와 다른 상품들을 바꿔 싣고는 유럽으로 가서 팔았다. 1808년 노예 수입이 금지될 때까지, 악명 높은 이 대서양 삼각 무역로(아프리카-신대륙-유럽)를 따라 수많은 아프리카인들이 미국으로 끌려 들어왔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아프리카 전통 부족 음악들도 신대륙 아메리카로 흘러 들어갔다. 그들은 가혹한 노역을 마치면 석양을 등지고 노래를 불렀다. 아니, 흐느꼈다. 그렇게 재즈는 태어났다. --- 프롤로그 「‘마이너’의 음악, 재즈」 중에서

모자라는 음을 부르다가 블루스가 되었고, 약박에 힘을 주면서 스윙 재즈가 되었다. 나는 재즈가 좋다. 재즈의 화음은 신의 위로다. 재즈의 악센트는 신의 은총이다. 슬픔에 빠져 있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난 재즈를 배우라고 권한다. 우울증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도 난 재즈를 배우라고 권한다. 음악을 배울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도 나는 재즈를 배우라고 권한다. 모자란 이들이 나눌 수 있는 공감을, 약한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힘을, 재즈의 화음과 악센트에서 얻으라고 나는 권한다. --- 프롤로그 「‘마이너’의 음악, 재즈」 중에서

설사 10년 뒤에 재즈가 두 번째로 주목받는 직업이 되지 않더라도, 그저 “딴따라” 재즈 피아니스트에 불과할지라도, 나는 재즈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 1장 「‘딴따라’라 불러도 좋다」 중에서

‘해피 재즈.’ 슬픈 곡도 많은 재즈가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노예들에게서 비롯되었다는 재즈가 마냥 행복할 수 있을까? 내 음악이 행복하게 느껴지는 사람은 내가 늘 웃고 있을 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진짜 행복한 사람은 늘 웃고 있지만은 않다. 베토벤의 「비창(悲愴)」을 연주한 적이 있는데 「비창」이 아니라 「희창(喜唱)」이 되어 베토벤을 욕되게 하였다. 어쩌랴. 내 맘이 그런 것을…. --- 8장 「훌륭한 연주자보다 행복한 연주자이고 싶다」 중에서

그렇지만 나 혼자가 아니었다. 엑스트라 배우는 혼자로 부족하여 늘 여러 명이 동원된다. 이 앨범 에는 뜻을 같이한 많은 한국의 대중가수들과 연예인, 외국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모두들 매우 유명한 연예인이며 뮤지션들이지만, 이 앨범에서는 모 두들 기꺼이 엑스트라 배우가 되었다. 다들 엑스트라니 가나다순으로 열거해도 좋을 것 같다. 나를 포함하여 ‘브라운 아이드 소울’ 멤버인 나얼과 정엽, 리사, 박 기영, 서영은, 이하늬, 장윤주, 정훈희, 팀, 폴 브라운(Paul Brown), 알렉스 알(Alex Al), 토니 무어(Tony Moore), 도널드 헤이스(Donald Hayes), 돈테 윈슬로우(Dontae Winslow), 레니 카스트로(Lenny Castro), 토미 케이 (Tommy Kay), 존 로버트(John Roberts). 이들이 「1집」에 참여했다. 「2집」 에는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영준·나얼·성훈, ‘버블 시스터즈’의 김민진과 최아롬, 김범수, 다이나믹 듀오, 리사, 박지윤, 이지영(빅 마마), 조승우, 리키 로슨(Ricky Lawson), 알렉스 알(Alex Al), 마이크 엔절 (Michael Angel), 트레이시 카터(Tracy Carter), 빌 처치빌(Bill Churchville), 게리 스태니오니스(Gary Stanionis), 데이빗 리듀(David Rideau)가 참여했다.…모두들 인기도 아니요 돈도 아니요 인간관계도 아니요 음악도 아니요, 오직 복음이 동진할 수 있도록 음악으로 동참해 준 진정한 엑스트라 배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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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우리나라 최초의 ‘블루노트’ 레이블 아티스트,
최정상의 재즈 피아니스트 곽윤찬의 이야기

우리 나이 마흔 넷이니, 그가 살아온 인생 이야기가 무슨 거창한 회고록일거라는 부담스런 짐작은 버리는 게 좋다. 그가 들려주는 어린 시절 이야기, 결혼 이야기, 어렵게 얻은 아들에 대한 아빠의 마음은 그만큼의 인생을 산 사람들이라면 거의 대부분 마음 깊이 공감할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에 가깝다.

일곱 살 때쯤 그의 집에 피아노가 들어왔다. 그의 부모도 그에게 피아노 조기 교육을 시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키우려는 원대한 교육 철학이 있었을까?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그에게 그 피아노를 ‘레슨’용이 아니었다. 담을 맞대고 있는 교회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에 맞상대하는 무기였다고 그는 털어놓는다. 그는 이웃 친구 집에 갔다가 비싸서 잘 먹지 못했던 시금치 반찬을 얻어먹고 싶은 일념에, 부적을 많이 붙여 놓은 그런 친구 엄마 앞에서 당시 유행하던 복음성가를 불러 어른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아이기도 했다.

오랜 고통과 기다림 끝에 얻은 아들 ‘서원이’의 이야기가 책 속에 틈만 나면 끼어들어오는 것으로 봐서 그 역시 우리네 보통 아빠들이다. 그의 앨범 『누마스』는 아들을 얻은 몰디브 리조트 방 이름이다. 그렇다고 이 책에 소소한 개인사만 들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는 뮤지션이다. 최정상급 재즈 피아니스트이다. 재즈 이야기를 빼놓고는 이 책을 이야기 할 수 없다.

그의 마흔 인생이 한 바탕 재즈 연주나 마찬가지다.
그는 말한다. 즉흥연주를 바탕으로 하는 재즈지만, 재즈에도 규칙과 질서가 있다고.

그가 살아온 꼬마시절, 중고등학생 시절, 대학시절과 유학시절, 결혼과 출산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재즈만큼 다양하고 자유롭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말했듯이, 그의 재즈 즉흥연주가 그냥 피아노 건반을 날렵하게 아무렇게나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연주곡으로 완성되듯이, 그의 인생에도 어떤 질서가 있다.

그에게 그것은 신앙이다. 이 책에서 그는 재즈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한다. 재즈 연주를 들을 때 박수칠 일이 있으면 절대로 1, 3박에 치면 안 된다. 재즈연주에는 다양한 규칙이 있다. 반드시 피해야 할 코드도 있다(어보이드 노트) 등등. 그런데 그는 재즈에 관한 이런 규칙과 이론들을 독특한 방식으로 설명하고 풀어낸다. 바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관점, 즉 세계관과 가치관, 더 깊게는 신앙의 눈으로 재즈를 풀어내고 이해하고 설명한다.

무엇보다도, ‘재즈’라는 음악 장르 자체에 대한 그의 이해, 곧 『곽윤찬을 재즈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부터가 남다르다. 그는 재즈를 감히 ‘약한 자들의 음악’ ‘모자라는 사람들의 음악’이라고 말한다. 그는 말한다. 재즈는 신대륙으로 끌려간 아프리카 노예들이 고향을 생각하며 눈물 흘리면서 부른 노래에서 기원한다고. 그리고 그들의 부른 노래를 가만히 들어보면 어딘지 모자란 듯한 음색이 들린다고. 바로 ‘마이너 음계’가 그들이 부른 음악의 바탕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더 나아가, 그는 재즈는 ‘마이너’의 음악이라고 말한다.

재즈에 대한 그의 받아들임의 자세가 이러하니, 그가 재즈를 연주하는 목적과 가치가 어디를 향할지는 이제 짐작이 간다. 그는 고급 상류층이나 소수의 뮤지션을 겨냥하는 폼 나는 재즈가 누구나 듣고 행복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재즈 음악을 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그에게 붙은 닉네임은 “해피 재즈”다.

약한 사람들의 음악에서 시작한 재즈,
그리고 그 약한 이들에게 행복을 주겠다는 “해피 재즈” 피아니스트 곽윤찬은,
이제 ‘나’는, 그리고 ‘우리’ 인간은 천상에서 소프라노, 즉 멜로디를 맡을 존재들이라고 말한다.
얼마나 위대한 역전인가. 그렇다. 그의 재즈는 약한 자들을 섬기는 재즈이다. 그리고 그 약한 자들, 우리는 또한 가장 고귀한 존재, 멜로디이다.
그리고 위대하신 분이 나에게 맡기신 그 고귀함을 알면 어찌 내가 대문자 ‘I’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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