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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zz./jazz.story

- 재즈를 듣다 / 테드 지오이아 著










재즈를 듣다
(불후의 재즈명곡 완벽 해설서)

테드 지오이아 著



책소개----


 재즈가 그렇게 좋다는데… 왜 내 귀엔 재즈가 안 들릴까?
재즈와 친해지는 가장 쉽고 빠른 길, 재즈 스탠더드 넘버를 정복하라!

[Hound Dog]은? 엘비스!
[Hey Jude]는? 비틀즈!
[Smoke on the Water]? 딥 퍼플!
[Over the Rainbow]는?..... ???
[Come Rain Come Shine]이나 [Summertime]은 누구 곡인가?

재즈만큼 재미있고, 짜릿하고, 절묘한 음악은 없다고 한다. 그런데 왜 내 귀엔 재즈가 안 들릴까? 소위 ‘명반’을 들어봐도 뭐가 뭔지 모르겠고, 조금 지나면 잠이 온다. 수면제로는 그만한 게 없다. 재즈가 잘 들리지 않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낯설게 하기”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무엇으로부터 낯설게 한다는 말일까? 원곡으로부터다. 재즈 뮤지션들은 있는 힘을 다해 원곡을 잡아 비튼다. 조를 옮기고, 리듬을 잘게 부수어 엇갈리게 하고, 강약을 바꾸고, 희한한 음색을 내고, 알쏭달쏭한 인트로를 삽입한다. 그런데 우리가 원곡을 아나? 모른다. 원곡을 모르니 잡아 비튼 형상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 수 없다. 재즈를 들으려면 레퍼토리를 알아야 한다.

이 책에서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평론가 테드 지오이아는 시대를 초월하여 가장 사랑 받는 재즈의 명곡 252곡을 소개한다. 원곡이 수록된 뮤지컬이나 영화, 연주자들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는 물론, 스탠더드 레퍼토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들려주며 반드시 들어봐야 할 곡들을 추천해 준다. 책을 읽고 유튜브에서 그가 추천한 곡들을 들어보자. 어느새 재즈가 들리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저 : 테드 지오이아 (Ted Gioia)

베테랑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평론가, 음악 역사가. “미국 최고의 음악 역사가”로 불린다. 《재즈 스탠더드》, 《재즈의 역사(The History of Jazz)》, 《재즈를 읽다(How to Listen to Jazz)》 등 10여 권의 저서를 썼으며, 그 중 두 권이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되었고, 다른 세 권이 미국 작곡가 작가 출판인 협회(ASCAP)에서 선정하는 딤스-테일러 상을 수상했다. 스탠포드 대학 재즈 연구 프로그램의 설립자 중 한 명이며, 최대의 재즈 포털 사이트 재즈 닷컴(www.jazz.com)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목차----


 옮긴이의 말
바쁜 분들을 위한 초간단 재즈사(史)
바쁜 분들을 위한 초간단 용어집
감사의 말
참고
들어가며

A
After You’ve Gone
Ain’t Misbehavin’
Airegin
Al?e
All Blues
All of Me
All of You
All the Things You Are
Alone Together
Angel Eyes
April in Paris
Autumn in New York
Autumn Leaves
B
Bags’ Groove
Basin Street Blues
Beale Street Blues
Bemsha Swing
Billie’s Bounce
Blue Bossa
Blue in Green
Blue Monk
Blue Moon
Blue Skies
Bluesette
Body and Soul
But Beautiful
But Not for Me
Bye Bye Blackbird
C
C Jam Blues
Cantaloupe Island
Caravan
Chelsea Bridge
Cherokee
A Child Is Born
Come Rain or Come Shine
Come Sunday
Con Alma
Con?rmation
Corcovado
Cotton Tail
D
Darn That Dream
Days of Wine and Roses
Desa?nado
Dinah
Django
Do Nothin’ Till You Hear from Me
Do You Know What It Means to Miss New Orleans?
Donna Lee
Don’t Blame Me
Don’t Get Around Much Anymore
E
East of the Sun (and West of the Moon)
Easy Living
Easy to Love
Embraceable You
Emily
Epistrophy
Everything Happens to Me
Evidence
Ev’ry Time We Say Goodbye
Exactly Like You
F
Falling in Love with Love
Fascinating Rhythm
Fly Me to the Moon
A Foggy Day
Footprints
G
Gee, Baby, Ain’t I Good to You?
Georgia on My Mind
Ghost of a Chance
Giant Steps
The Girl from Ipanema
God Bless the Child
Gone with the Wind
Good Morning Heartache
Goodbye Pork Pie Hat
Groovin’ High
H
Have You Met Miss Jones?
Here’s That Rainy Day
Honeysuckle Rose
Hot House
How Deep Is the Ocean?
How High the Moon
How Insensitive
How Long Has This Been Going on?
I
I Can’t Get Started
I Can’t Give You Anything but Love
I Cover the Waterfront
I Didn’t Know What Time It Was
I Fall in Love Too Easily
I Got It Bad (and That Ain’t Good)
I Got Rhythm
I Hear a Rhapsody
I Let a Song Go Out of My Heart
I Love You
I Mean You
I only Have Eyes for You
I Remember Clifford
I Should Care
I Surrender, Dear
I Thought about You
I Want to Be Happy
If You Could See Me Now
I’ll Remember April
I’m in the Mood for Love
Impressions
In a Mellow Tone
In a Sentimental Mood
In Your Own Sweet Way
Indiana
Invitation
It Could Happen to You
It Don’t Mean a Thing (If It Ain’t Got That Swing)
It Might as Well Be Spring
I’ve Found a New Baby
J
The Jitterbug Waltz
Joy Spring
Just Friends
Just one of Those Things
Just You, Just Me
K
King Porter Stomp
L
Lady Bird
The Lady Is a Tramp
Lament
Laura
Lester Leaps In
Like Someone in Love
Limehouse Blues
Liza
Lonely Woman
Love for Sale
Lover
Lover, Come Back to Me
Lover Man
Lullaby of Birdland
Lush Life
M
Mack the Knife
Maiden Voyage
The Man I Love
Manha de Carnaval
Mean to Me
Meditation
Memories of You
Milestones
Misterioso
Misty
Moment’s Notice
Mood Indigo
More Than You Know
Muskrat Ramble
My Favorite Things
My Foolish Heart
My Funny Valentine
My Old Flame
My one and only Love
My Romance
N
Naima
Nardis
Nature Boy
The Nearness of You
Nice Work If You Can Get It
Night and Day
Night in Tunisia
Night Train
Now’s the Time
Nuages
O
Oh, Lady Be Good!
Old Folks
Oleo
On a Clear Day
On Green Dolphin Street
On the Sunny Side of the Street
Once I Loved
One Note Samba
One o’Clock Jump
Ornithology
Our Love Is Here to Stay
Out of Nowhere
Over the Rainbow
P
Peace
The Peacocks
Pennies from Heaven
Perdido
Poinciana
Polka Dots and Moonbeams
Prelude to a Kiss
R
Rhythm-a-ning
’Round Midnight
Royal Garden Blues
Ruby, My Dear
S
St. James In?rmary
St. Louis Blues
St. Thomas
Satin Doll
Scrapple from the Apple
Secret Love
The Shadow of Your Smile
Shine
Skylark
Smile
Smoke Gets in Your Eyes
So What
Softly, as in a Morning Sunrise
Solar
Solitude
Someday My Prince Will Come
Someone to Watch over Me
Song for My Father
The Song Is You
Sophisticated Lady
Soul Eyes
Speak Low
Spring Can Really Hang You Up the Most
Spring Is Here
Star Dust
Star Eyes
Stella by Starlight
Stolen Moments
Stompin’ at the Savoy
Stormy Weather
Straight, No Chaser
Struttin’ with Some Barbecue
Summertime
Sweet Georgia Brown
’S Wonderful
T
Take Five
Take the A Train
Tea for Two
Tenderly
There Is No Greater Love
There Will Never Be Another You
These Foolish Things
They Can’t Take That Away from Me
Things Ain’t What They Used to Be
Tiger Rag
Time after Time
Tin Roof Blues
V
The Very Thought of You
W
Waltz for Debby
Watermelon Man
Wave
The Way You Look Tonight
Well, You Needn’t
What Is This Thing Called Love?
What’s New?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Whisper Not
Willow Weep for Me
Y
Yardbird Suite
Yesterdays
You Don’t Know What Love Is
You Go to My Head
You Stepped Out of a Dream
You’d Be So Nice to Come Home To

NOTE
INDEX



책 속으로----


 P97 사랑노래에 눈망울 커다란 순수성을 부여하는 데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그녀의 재능을 생각할 때 원곡의 분위기를 살리는 편이 훨씬 쉬웠겠지만, 엘라는 한 달 전 이 곡을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올려놓았던 마르셀스(Marcels)의 두왑 버전을 패러디했다. 그렇다고 끝까지 시치미를 뚝 뗄 수는 없었던지 곡이 끝날 때쯤 로렌즈 하트의 검열을 받지 않은 가사를 덧붙이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이 곡을 신청했다네. 우리는 최선을 다했지…블루-우-우 문(Blue ? ooooh-oooh Moon) 같은 예쁘고 순수한 노래를 갖다가, 이렇게 예쁜 노래를 말이지, 이 모양으로 망쳐놓다니 맘이 좀 안 좋군 그래…” 그리고는 마르셀스의 가장 유명한 두왑을 우스꽝스럽게 흉내 내며 곡을 마무리한다. 코미디언 피츠제랄드 양, 의문의 1승!

P100 ‘토키(talkie, 초기의 유성영화 -역주)’의 탄생과 함께 알려진 이 곡은 이후 할리우드 영화에 계속 등장한다. 1938년 최우수 작품상 후보로 지명된 알렉산더의 랙타임 밴드(Alexander’s Ragtime Band)에도 수록되었고, 1946년 빙 크로스비와 프레드 아스테어가 출연하여 크게 히트한 동명의 영화 주제곡으로도 쓰였다. 같은 해 베니 굿맨과 카운트 베이시가 발표한 재즈 버전이 각각 차트 10위권에 오른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1954년 최고의 흥행 성적을 기록한 영화이자 이후 TV를 통해 수없이 방영된 화이트 크리스마스에도 나온다. 2002년에는 마침내 은하계에까지 데뷔했다. 스타트렉: 네메시스 Star Trek: Nemesis에 수록된 것이다. 스타트렉 팬들은 당황했을지 몰라도 어빙 베를린의 팬들은 상상치 못한 장소에서 이 곡을 마주치는 데 이미 익숙했다.

P324 이 곡은 뜻밖의 해석을 끌어내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언제나 원기왕성한 해석을 선호하는 맥코이 타이너는 이 곡에서만은 차분하고 우울한 분위기를 택했다. 반면 빌 에반스는 감동적인 발라드를 기대했던 팬들에게 근육질의 비밥풍 연주를 들려 주었다. 당연히 맹렬한 비밥을 추구할 줄 알았던 버드 파월은 1947년의 유명한 녹음에서 훨씬 부드러운 해석을 선보였으며, 말년에는 때때로 보컬 버전으로도 연주했다. 파월에 관해 재키 맥클린은 이렇게 말했다. “그의 선곡은 그의 삶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었습니다 …그는 이 곡을 소개하거나 심지어 암시하는 일조차 없었습니다. 그저 마이크를 끌어당겨 아주 작은 소리로 노래하기 시작했죠. 그 순간은 언제나 마법 같았습니다.”

P480 그렇다면 도대체 콜트레인은 이 곡을 얼마나 좋아했을까? 높게 평가한 것은 분명하지만 수많은 연주 중 어디에서도 코드 변화 위주의 솔로에는 관심이 없었다. 형식적으로 멜로디를 연주한 후 악곡의 구조와 화성을 한쪽으로 밀어놓고 6/8박자 뱀프를 끊임없이 반복했을 뿐이다. 사실 “My Favorite Things”에 대한 접근은 “Chim Chim Cheree”나 “Greensleeves” 등 잘 알려진 다른 곡들이 6/8박자의 마이너 키 뱀프를 펼치기 위한 서론 정도로 변형된 것과 약간 달랐다. 그가 앨범 뒷면에 작곡자를 리차드 로저스로 표기했는지, 그저 ‘전통 민요’로 표기했는지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곡을 밀고 나가는 힘, 그 영감과 노력의 원천은 누구나 별 생각 없이 흥얼거리던 브로드웨이 쇼 삽입곡을 발판으로 전인미답의 모달 즉흥연주를 개척한 콜트레인 자신이기 때문이다.

P569 재즈 뮤지션들이 이 발라드 곡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 매혹적인 도입부 주제 뒤로 은밀한 느낌을 주는 불협화음과 거의 멍크를 연상시키는 멜로디가 그대로 브리지로 이어진다. 서정성과 추상성의 이런 대비는 매우 강력하여 거의 ‘좌뇌와 우뇌가 만난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멜로디 속에 흐르는 파르르 떨리는 듯한 프레이즈들로 인해 이 곡은 다른 악기보다 특히 색소폰이나 피아노에 잘 어울린다. 트럼펫이나 트롬본 버전을 듣기가 쉽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로울스를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라면 특히 이 곡에서 그의 독특한(공작처럼 허세를 부리는) 성격을 연상할 것이다..

P637 나는 전설이 된 유명한 곡에 이처럼 유쾌하게 경의를 표하는 모습이 즐겁다. 그러나 “So What”의 가장 훌륭한 버전들은 데이비스의 개념을 충실하게 재현한 것들이 많다. 특히 1971년 조지 벤슨이 발표한 기타와 오르간의 거칠고 자유분방한 어울림, 1963년 제레미 스타이그(Jeremy Steig)가 데니 제이틀린과 협연하여 Flute Fever 앨범에 수록한 대담한 재해석, 1983년 조지 러셀의 펑키풍 빅밴드 편곡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호기로운 연주로만 평가한다면 2008년 밥 벨든 Bob Belden 이 Miles from India 앨범에 수록한 9/4박자 버전을 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칙 코리아의 모험적 피아노를 중심으로 므리댄검(mridangam, 속이 텅 빈 잭프루트 나무 양쪽에 가죽을 씌워 만든 인도 남부의 전통 타악기-역주), 캔지라(kanjira, 탬버린 비슷한 인도 남부 지역의 전통 타악기-역주), 그리고 론 카터의 라가 raga(인도 전통음악의 선율 양식-역주)와 구호에 가까운 노래, 로큰롤을 섞어 놓은 듯한 반주에 이르기까지 벨든은 동서양 음악이 마구 뒤섞인 이 곡에 온갖 요소를 버무려 넣었다.

P779 재즈곡으로서 “Yesterdays”의 잠재력을 가장 먼저 알아본 것은 관악기 주자들이었다. 아티 쇼와 콜맨 호킨스는 즉시 이 곡을 연주했으며 오래도록 레퍼토리로 삼았다. 하지만 1940년대에 아트 테이텀이 호화로울 정도로 기교 넘치는 피아노 연주곡으로 탈바꿈시켜 또 다른 역사를 썼다. 이후 수많은 피아니스트가 테이텀을 따라 정교하고도 섬세한 변주를 시도했다. 날카롭고 직선적인 연주를 장기로 하는 버드 파월이나 햄프튼 호스조차 테이텀의 흥청거리는 분위기에 말려들어 극적인 양손 연주 기법으로 화려한 연주를 펼쳤다. 이후로도 오스카 피터슨, 레니 트리스타노, 애덤 마코비츠스, 폴 스미스, 도로시 도네건(Dorothy Donegan) 등 기교파 피아니스트는 반드시 녹음했다.
초절기교를 선보이는 곡으로 “Yesterdays”를 선택하는 경향은 피아노를 넘어 다른 악기로도 퍼져갔다. 심지어 드러머들조차 예외가 아니었다. 1959년 이 곡을 전장 戰場 삼아 격렬한 스틱 배틀을 치렀던 버디 리치와 맥스 로치의 연주는 널리 알려져 있다. 1963년에는 소니 롤린스와 콜맨 호킨스가 스튜디오에서 진검승부를 펼쳤으며, 1976년에는 스테판 그래펠리와 예후디 메뉴인(Yehudi Menuhin)이 자웅을 겨뤄 이 곡은 우정 어린 협연과 치열한 격돌을 동시에 상징하는 넘버가 되었다. 그렇다고 이 곡을 반드시 테크닉을 과시하거나 승부를 겨루기 위해서만 연주한 것은 아니다. “Yesterdays”를 여러 차례 녹음한 에롤 가너는 이 곡의 깊은 내면에 숨겨진 소울풀한 느낌을 발견하여 절묘하게 되살렸다. 너무도 애석하게 이제는 거의 잊혀진 가너의 1973년도 앨범 Magician에 수록된 연주는 반드시 들어보아야 한다. 키스 자렛 역시 2001년 자신의 트리오를 이끌고 느긋한 분위기로 이 곡을 연주했다. 1991년 데이비드 웨어와 매튜 십은 정반대로 전형적인 프레이징과 릭 lick 을 깡그리 무시한 채 지직거리고 붕붕거리고 요란스럽게 때려부수는 듯하여 전체적으로 대혼란에 빠진 느낌으로 연주하기도 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재즈 따위 안 들어도 죽지는 않지. 하지만 꼭 듣고 싶다면?
음악팬 전체를 놓고 봐도 재즈를 듣는 사람은 아주 적다. “재즈”라고 하면 자유롭다거나, 뭔가 진지하고 깊은 세계가 있는 것 같다거나, 왠지 쿨해 보인다거나 하는 식으로 좋은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 많은데도 그렇다. 그러다 보니 음악 자체는 향유되지 않으면서 이미지로만 소비되는 경향도 있다.
재즈가 정 붙이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재즈광으로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는 처음 재즈 콘서트에 갔을 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나는 이 두 곡을 알고는 있었는데, 그들이 연주하는 음악은 원곡의 멜로디와는 아주 다른 것이었다…. 그야말로 힘차고, 도발적이며, 신비하고, 그리고…검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 소리를 검은 색상으로 느꼈다.”(재즈 에세이, 김난주 역, 열림원, 1997년판, pp 27-29) 천하의 하루키 선생이 이렇게 느꼈으니 재즈가 잘 안 들리고, 뭐가 뭔지 모르겠고, 심지어 졸린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겠다.

이 책은 클래스가 달라!
저자인 테드 지오이아는 베테랑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평론가, 음악 역사가로 “미국 최고의 음악 역사가”로 불린다. 재즈에 관해 10여 권의 저서를 썼으며, 두 권이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되었고, 다른 세 권이 미국 작곡가 작가 출판인 협회(ASCAP)에서 선정하는 딤스-테일러 상을 수상했다. 재즈를 알기 쉽게 소개하는 책이라면 그를 따라갈 사람은 없다. 이 책은 클래스가 다르다. ‘불후의 명곡’으로 무려 252곡을 선정하여 소개한다. 해설의 깊이도 다르다. 악곡의 유래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이러저러한 느낌이 든다’는 선에서 그치지 않는다. ‘멜로디가 대부분 화성음으로 되어 있으나 매력적인 화성 변화 덕분에 산뜻한 느낌을 준다’며 ‘두 번째 마디에서 오그먼트 코드에 대응하는 예리한 5도음을 들어보라!’는 해설이 붙는다. 그냥 읽어도 아주 재미있다. 글솜씨가 대단하기 때문이다. “호오, 이렇게 기가 막힌 곡이라면 반드시 들어봐야겠는걸!”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제 당신 차례다!
바로 그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빛을 발한다. 한 곡 한 곡 소개가 끝날 때마다 추천 녹음 목록이 나오는 것이다. 가장 먼저 발표된 버전, 역사적으로 중요한 연주, 감성과 창조력, 실험정신이 어우러진 그야말로 ‘필청의 명연’이 정리되어 있다. 세상이 좋아져 어렵게 판을 구하러 다닐 필요도 없다. 유튜브에 가서 곡목과 연주자만 입력하면 바로 들을 수 있다. 이 연주들을 비교해 듣다 보면 어느새 그 곡이 친근하게 들린다. 저절로 재즈와 친해지는 것이다. 하루에 한두 곡씩만 들어도 몇 개월 후에는 재즈의 고수가 되어 정신 없이 음반을 사 모으게 될지도 모른다. 거기에 따른 시간적, 경제적 손실은 물론 출판사에서 책임질 수 없지만, 장담컨대 결코 손해로 생각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최고의 벗을 얻은 기쁨에 가슴이 벅찰 것이다. 그 친구는 절대로 곁을 떠나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놀라운 상상력과 따뜻한 위안을 건네주며, 가슴 저미는 슬픔과 아찔한 환희와 아슬아슬한 긴장과 산들바람 같은 느긋함의 세계를 펼쳐 보일 것이다. 지난 1백년간 수많은 사람들이 그와의 우정을 통해 삶을 풍요롭게 가꾸고, 영혼을 고양시키고, 인간과 우주의 깊은 비밀을 들여다 보았다. 이제 당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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