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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zz./jazz.story

- Peter Pettinger / 재즈의 초상

 

 

 

 

  책소개 --

 

사색적이고 서정적인 미학의 세계를 보여 주며
오늘날 재즈사에 큰 영향을 끼친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
그의 예술 세계와 삶의 궤적을 섬세하게 담아낸 대표 전기

우아한 소리 세계의 탐험가, 빌 에반스의 숨결이 고스란히 되살아나다

빌 에반스(1929~1980)는 오늘날 재즈 피아노의 언어에 심대한 기여를 한 예술가로 평가받고 있다. 허비 행콕은 빌 에반스의 연주를 들으며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겠다고 결심했고, 키스 자렛은 에반스의 유산을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계승하고 발전시켰다. 에반스가 이끈 트리오는 마일즈 데이비스 퀸텟, 존 콜트레인 쿼텟과 더불어 오늘날 재즈 앙상블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그렇기에 칙 코리아가 에반스를 “금세기 가장 위대한 예술가 중 한 명”이라고 언급한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이런 빌 에반스를 두고 ‘재즈계의 쇼팽’, ‘재즈 피아노의 음유시인’, ‘재즈 피아노의 인상주의자’라 부르기도 하지만 그 복잡다단한 예술 세계와 삶을 단 하나의 표현으로 집약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모든 예술이 그렇듯 삶의 끝없는 아이러니 속에서 탄생한 빌 에반스의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의 삶과 예술 세계를 편견 없이, 또 가감 없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의 저자 피터 페팅거는 빌 에반스의 음악에 매혹된 열성 팬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클래식 피아니스트이기 때문에 더 잘 포착할 수 있는 에반스 음악의 본질을 세심하게 살피면서 우리를 그의 예술과 삶의 세계로 안내한다. 「뉴욕타임스」가 평했던 것처럼 이 책이 “빛나는 시선으로 쓰인 놀라운 전기”인 이유는 에반스의 예술 세계 자체가 우리에게 사유의 시간을 선사하기도 하거니와 에반스의 음악적 여정을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꼼꼼히 따라가면서 그 숨결을 복원하고자 했던 저자의 노력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책에서 20세기 중반 뉴욕의 대표적인 재즈 클럽이었던 빌리지 뱅가드의 공기를 느낄 수 있고, 마치 에반스 트리오의 공연을 라이브로 듣는 것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오랫동안 재즈에 관한 글을 쓰며 한국의 대표적인 재즈 저술가로 자리매김한 황덕호의 번역과 주석이 더해져, 에반스에 관한 믿을 만한 평전이 완성되었다. 에반스와 닮은 섬세한 언어와 충실한 태도로 그의 삶과 예술 세계를 전해 주는, 단 하나의 평전을 만나 보자(이 책은 2004년에 출간된 초판을 수정·보완한 개정판이다).

 

 

목차 --

 

머리말 / 프롤로그

1 사운드의 탄생, 1929~1958

1 플레인필드에서 온 소년 / 2 스윙 피아니스트 / 3 새로운 재즈의 개념들 / 4 사이드맨

2 첫 번째 트리오, 1958~1961

5 마일즈로부터 온 전화 한 통 / 6 모두가 빌 에반스에 감탄하다 / 7 마일즈, 다시 부르다 / 8 재즈로 그린 초상 / 9 탐험 / 10 빌리지 뱅가드에서의 일요일

3 길 위에서, 1961~1977

11 달빛 / 12 자신과의 대화 / 13 유럽의 미국인 / 14 확신할 수 있는 간단한 사실 / 15 지금 고요히 / 16 리빙 타임 / 17 여러분께서는 훌륭한 청중이셨습니다 / 18 당신은 봄을 믿어야 해요

4 마지막 트리오, 1977~1980

19 D장조 회상곡 / 20 24일간 21개의 도시에서 / 21 에반에게 보낸 편지

디스코그래피 / 참고문헌 / 사진 출처 / 개정판 역자 후기 및 해설 / 초판 역자 후기 / 찾아보기

 

 

 

 

 

著---

 

 Peter Pettinger (피터 페팅거 (피아노)

 

1945년 영국에서 출생하고 왕립음악원에서 수학했다. ‘국제음악가연구회International Musicians Seminar’의 창립 회원으로 고급반 세미나를 지도했고, 왕립음악원, 케임브리지대학에서 피아노와 실내악을 가르쳤다. 또한 30여 년간 국제무대에서 클래식 피아니스트로 활약하며 바이올리니스트 샨도르 베그, 나이젤 케네디 등 여러 아티스트와 협연했고, 그 과정에서 여러 장의 클래식·재즈 앨범을 남겼다. 평소 재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던 그는 이 책이 출간되기 직전인 1998년 8월에 숨을 거두었다.

 

책 속으로 --

 

1940년대 초, 비밥이라는 새로운 음악이 뉴욕에서 분출되기 시작했을 때 에반스는 아직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는 아직 너무 어렸으며, 새로운 언어를 흡수한 재즈에 대해 많은 애정을 갖고 있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그가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일 만큼 충분히 성숙해진 것은, 정확히 말한다면 뉴저지를 떠나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루이지애나에서 보냈던 바로 그 시기였다. 비밥이라는 예술이 찬란하게 꽃을 피운 곳으로부터 1천 마일이나 떨어진 곳에서 빌이 1940년대 후반을 보냈다는 사실은 스스로 새로운 양식을 추구하고자 했던 그에게는 단지 지리적인 사항에 불과했다.
--- p.41

『Portrait in Jazz』는 이 그룹이 활동하던 시기의 몇 개 작품들 중 첫 번째 것이었다. 이 음반은 때때로 과도기적인 녹음으로 이야기된다. 하지만 이 음반은 응당 타당하고 진실하며 감동적인 작품들을 담고 있다. 『New Jazz Conceptions』에서 『Everybody Digs Bill Evans』로 이르는 과정은 하나의 거대한 걸음이었지만, 『Portrait in Jazz』를 통해 올라선 고원은 정말로 높은 것이었으며, 그 신선한 풍경은 연주에 있어서 새로운 미묘함을 담고 있었다.
--- p.198

열흘 뒤 늦은 밤, 스콧 라파로는 뉴욕 주 북부에 위치해 있는 그의 부모가 살고 있는 고향 제네바로 차를 몰고 가고 있었다. 20번 국도에서 동쪽으로 향하는 한 시골길에서 그는 나무와 충돌했고, 그 자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에반스와 모션은 모두 그 소식에 넋을 잃었다. 이는 라파로라는 한 개인의 상실일 뿐만 아니라 베이스 주자를 분신으로 여겼던 에반스의 이상적인 삼두체제의 종말이었다. 그 충격으로 에반스 그룹의 창의성이 일으켰던 불꽃은 무참히 꺼졌으며, 이 베이스 주자의 죽음은 에반스 자신 속에서도 그 무언가를 살해했다.
--- p.239

빌과 엘레인은 법적인 부부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 외의 모든 면에서 그들은 남편과 아내였다. 엘레인은 신경과민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빌의 모든 일상적인 요구들을 들어줬다. 엘레인은 빌과 그의 음악을 맹목적으로 사랑했으며, 그런 만큼 빌은 그녀의 정신적인 문제들과 공감했다. 엘레인 역시 헤로인 중독이었다. 당시 빌에게 엘레인은 전부였으며 빌이 진실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오직 그녀였다. 그는 헤로인의 마수로부터 벗어나야만 하며, 정기적으로 몰려오는 유혹으로부터 도망쳐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파트에서 쫓겨난 일은 약물에서 깨끗해져야 한다는 그의 결심을 더욱 강화시켰다.
--- p.316

그의 연주는 역시 경이로웠다. 「I Do It for Your Love」 때는 한순간의 고통이 몰려왔지만 곧 모든 것을 조절할 수 있었고, 「Blue in Green」 연주는 그 고통을 영원히 지연시키는 듯이 보였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Nardis」에서 그는 궁극의 연주를 들려줬다. 그 어떤 트리오도 이들 이상의 완전 연소는 불가능한 듯이 보였다. 세 명의 연주자는 다른 멤버의 살아 있는 서사적인 노래에 서로 감탄했으며, 존슨이 이날 그의 무용담을 펼쳐 놓는 동안 에반스는 피아노 의자에 앉아 천천히 몸을 흔들고 있었다.

--- p.584
 
 

출판사 리뷰 ---

 

이 책의 저자 피터 페팅거는 빌 에반스의 음악에 매혹된 열성 팬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클래식 피아니스트이기 때문에 더 잘 포착할 수 있는 에반스 음악의 본질을 세심하게 살피면서 우리를 그의 예술과 삶의 세계로 안내한다. 「뉴욕타임스」가 평했던 것처럼 이 책이 “빛나는 시선으로 쓰인 놀라운 전기”인 이유는 에반스의 예술 세계 자체가 우리에게 사유의 시간을 선사하기도 하거니와 에반스의 음악적 여정을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꼼꼼히 따라가면서 그 숨결을 복원하고자 했던 저자의 노력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책에서 20세기 중반 뉴욕의 대표적인 재즈 클럽이었던 빌리지 뱅가드의 공기를 느낄 수 있고, 마치 에반스 트리오의 공연을 라이브로 듣는 것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오랫동안 재즈에 관한 글을 쓰며 한국의 대표적인 재즈 저술가로 자리매김한 황덕호의 번역과 주석이 더해져, 에반스에 관한 믿을 만한 평전이 완성되었다. 에반스와 닮은 섬세한 언어와 충실한 태도로 그의 삶과 예술 세계를 전해 주는, 단 하나의 평전을 만나 보자(이 책은 2004년에 출간된 초판을 수정·보완한 개정판이다).


에반스의 음악은 과연 어디서 온 것일까?
‘소박한 심성’이 ‘과도하지 않은 기교’를 통해 표현된 ‘담백한 걸작들’


에반스의 음악은 화려하지 않지만 새롭고 매혹적이다. 예술의 거장이 모두 그런 것처럼 에반스도 독창적인 인물이었다. 새로운 화성, 새로운 즉흥 연주와 앙상블, 새로운 리듬, 그 밖의 모든 면에서 그의 음악은 새로운 시도를 담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이 특별히 신비로운 이유는 그의 새로운 음악적 접근이 재즈 역사의 중심적인 흐름과는 전혀 다른 고민 속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에반스의 음악은 새로움을 강변하지도 않고 듣는 사람에게 충격을 주지도 않는다. 대신에 그의 음악은 그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일 뿐이다. 이러한 에반스 음악의 신비로움은 도대체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위대한 예술가는 사물의 심성에 정확히 다가간다”고 말했던 에반스는 음악을 통해 유일무이한 자신의 마음을 그리려고 했으며,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연주하는 스탠더드 넘버들 속에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을 선보일 수 있었다. 그가 평생에 걸쳐 연주했던 자신의 작품들, 「Five(다섯)」, 「Re: Person I Knew(내가 알았던 사람에게)」, 「Time Remembered(기억 속의 시간)」, 「Turn Out the Stars(별빛을 잠그며)」, 「Very Early(매우 일찍)」, 「Waltz for Debby(데비를 위한 왈츠)」 등은 모두 그의 소박한 심성을 과도하지 않은 기교를 통해 표현한 담백한 걸작들이다. 이 점이야말로 에반스가 재즈에 남긴 주목할 만한 유산일 것이다. 그는 재즈 연주자들에게 자신의 심성, 그 내면을 들여다보는 힘을 부여했다. 만약 재즈에 자기 성찰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대부분 빌 에반스로부터 비롯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것은 뛰어난 여러 연주자에게 다양한 모습으로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에반스의 죽음은 역사상 가장 긴 자살이었다”
고통과 희열이 교차하는 아이러니한 삶의 순간들


에반스의 절친한 친구이자 작사가인 진 리즈가 “에반스의 죽음은 역사상 가장 긴 자살이었다”고 말할 만큼 에반스의 삶은 고통으로 크게 짓눌렸다. 에반스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은 바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이다. 에반스의 인생에는 세 명의 죽음이 크게 각인되어 있는데, 바로 첫 번째 트리오의 베이시스트 스콧 라파로의 사고사, 연인이었던 엘레인의 자살, 그리고 에반스가 정신적으로 크게 의지했던 형 해리의 자살이었다. 이 세 사람의 죽음은 평생 에반스가 짊어져야 하는 기억이었으며 에반스가 약물 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는 51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는데 공식적으로 그의 사인은 폐출혈과 급성기관지 폐렴이지만 약물 중독과 영양실조로 이미 몸은 피폐해져 있었으며, 결정적으로 형 해리의 죽음은 살고자 하는 그의 의지를 꺾어 놓았다.

이러한 삶의 고통 속에서도 에반스는 끊임없이 클럽에서 연주하고 전 세계의 공연장을 찾아다니면서 성실한 연주 노동자로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 약물, 가족 등 여러 이유로 그에게 돈이 필요했지만 그는 오히려 금전적인 결핍 때문에 끝없이 연주하던 시기에 조금씩 자신의 예술 세계를 완성해 갔다. 그가 천천히 자살을 진행하는 듯한 삶을 살았음에도, 그의 예술적 희열은 끝까지 그 고통에 맞서 싸웠던 것이다. 그는 끝없는 삶의 아이러니 속에서 그 누구와도 같지 않은 방식으로 사운드를 만들어 나가는 ‘표현하는 영혼’이었다. 그렇기에 그가 써 내려간 음악의 언어는 우리 생의 언어로 치환된다고 할 수 있을 터이고, 그의 음악과 삶을 돌아보는 일은 곧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일이 될 것이다. 삶을 투영한 음악, 곧 마음을 다하는 예술이 무엇인지를 은근하고 매혹적으로 들려주는 책이 여기 있다.

 

추천평 ---

 

“빛나는 시선으로 쓰인 놀라운 전기 한 편이 여기 있다.”
- [뉴욕타임스]

“나는 빌 에반스로부터 분명히 많은 것을 배웠다. 그는 반드시 연주해야 할 방식으로 피아노를 연주했다.”
- 마일즈 데이비스

“빌 에반스의 연주는 너무나 훌륭하다. 우리는 상당한 문제를 껴안고 있는 자아가 재능이라는 여과 장치를 통과하면서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보석이 되어 땅으로 톡톡 떨어지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 무라카미 하루키

“금세기 가장 위대한 예술가 중 한 명”
- 칙 코리아

“저자 피터 페팅거는 전문 피아니스트로서의 심미안으로 빌 에반스의 음악을 세심하고 정확하게 평하고 있다. 이 책은 한 음악가의 전기일 뿐 아니라, 그가 남긴 앨범의 역사라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이 책은 에반스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동반자다.”
- [보스턴 글로브]

“재즈 역사에서 이 같은 책은 결코 없었다. 많은 권위자로부터 20세기의 위대한 음악가 중 한 명이라고 평가받아 온 재즈 피아니스트를 한 클래식 피아니스트가 조망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여기에는 동료 피아니스트만이 들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섬세함이 담겨 있다.”
- 진 리즈 (작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