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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assic. /classic.III

- 클래식의 발견/존 마우체리 著

클래식의 발견/존 마우체리 著
(지휘자가 들려주는 청취의 기술)

 

 

책소개---


우리는 왜 음악을 들을까?
작곡가는 어떻게 곡을 구성해낼까?
악보를 못 읽어도 음악을 즐길 수 있을까?

세계적인 지휘자가 안내하는 고전음악 감상의 모든 것

‘음악가들은 음악을 어떻게 들을까? 그걸 알면 우리가 음악을 듣는 데 어떤 도움이 될까?’ 음악을 좋아하거나 즐겨 듣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머릿속에 떠올려보았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잘 들을 수 있을까, 곡을 들을 때 어디에 초점을 맞춰 들어야 할까, 내가 느끼는 감정이 이 곡에 대한 타당한 감정일까……. 음악을 듣는 것은 많은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청취나 감상을 훈련받은 적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 음악을 제대로 듣고 즐기고 있는 것인지 확신하지 못한다. 과연 우리도 음악가처럼 음악을 들을 수 있을까?

이 책 『클래식의 발견: 지휘자가 들려주는 청취의 기술』은 평생에 걸쳐 음악을 듣고 연주에 헌신하며 명망 있는 지휘자로, 또 교육자로 이력을 쌓아온 존 마우체리(John Mauceri, 1945~)의 아주 특별한 고전음악 순례기이자 안내서다. 이모부의 하이파이 오디오를 통해 처음으로 라벨의 “새벽”을 듣고 음향 세계에 눈을 뜬 열 살 때부터, 세계적인 마에스트로가 되어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네 개의 마지막 노래]를 연주하던 일흔한 살에 이르기까지 음악가이자 청취자로서 그가 건네주는 다채로운 이야기와 풍부한 경험, 250년 역사의 서양 고전음악 레퍼토리에 관한 이론적 지식은, 언제나 음악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는 음악 애호가들의 목마름을 한결 시원하게 해소해줄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1장 / 왜 음악일까?
2장 / 고전음악의 레퍼토리
3장 / 자연이 준 재료
4장 / 시간과 기억의 예술
5장 / 보이지 않는 구조
6장 / 주목해서 듣기
7장 / 작품과의 첫 만남
8장 / 음악회에 가다
9장 / 작곡가, 연주자 그리고 나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著 : 존 마우체리 (John Mauceri )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음악 교육자, 제작자. 레너드 번스타인의 후학이자 동료로 18년간 함께 작업하며 번스타인의 만년작 초연을 맡아 지휘하기도 했다. 뉴욕 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 프랑스 국립관현악단, 도쿄 필하모닉, 이스라엘 필하모닉,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세계 유수의 교향악단 및 오페라단을 이끌었고, 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 무대에도 섰다. 토리노 왕립극장의 상임감독과 스코티시 오페라, 워싱턴 오페라(케네디센터), 피츠버그 오페라, 아메리칸 심포니 오케스트라(카네기홀)의 음악감독을 역임했다. 1991년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은 그를 위해 할리우드 볼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기도 했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 노스캐롤라이나 예술대학 총장을 지냈으며, 15년간 예일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바 있다.
지금까지 80여 장의 음반을 발매했고, 그래미상, 토니상, 올리비에상, 드라마 데스크상, 빌보드상, 에미상, 디아파종상, 독일 음반비평가상을 받았다. 2000년에는 베를린 소재 미국 아카데미로부터 베를린상을, 2015년에는 50년간 미국 음악 연주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컬럼비아대학에서 딧슨 지휘자상을 받았다.

 


책 속으로----

 

우리 음악가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런 비범한 매체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다. 여러분이 그 이야기에 보다 쉽게 공감하게 되는 것은, 결국 청자인 여러분이 그것을 자신의 이야기로 삼고 여러분 스스로 이야기를 마무리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연주를 통해 여러분에게 무언가를 건네고 여러분이 그 선물을 받아들인다면, 그건 여러분 것이 된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마침내 받아들인 고전음악이 여러분 삶의 이야기의 일부라 해도 과장이 아니다.
--- p.31

음악은 우리가 인간에 관해 알고 있는 그 무엇 못지않게 인간이라는 존재의 일부를 이룬다. 나는 음악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하고 말하려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여러분은 음악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전문적인 어휘로 자신의 음악 경험을 기술하지 못할 뿐이다.
--- p.60

고전음악은 장벽이 아니라 다리다. 고전음악은 어떤 한 국가나 인종의 표현이라기보다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근원적인 종교에 가깝다. 그러므로 민족주의가 독점하거나 발목을 잡을 수 없다. 베토벤은 모두의 것이다.
--- p.69

처음 들을 때 깊은 인상으로 다가온 음악은 여러분의 삶에 커다란 시간의 흔적을 남긴다. 이후 매번 들을 때마다 그 음악은 여러분의 경험 목록에 추가되고, 처음 들었던 그때로 여러분을 돌아가게 한다.
--- p.95

어쨌든 베토벤의 초대를 받아 여러분이 그 곡의 장대한 우주로 들어서면, 시간과 공간을 동의하에 둘러보는 관광객이 되어 별들을 쳐다보고 동시에 저 아래 지구를 내려다보며 인류를 껴안게 될 것이다. 베토벤은 우리가 사는 자그마한 푸른 행성이 검고 흰 바다에 떠 있는 사진을 전 세계가 목도하기 100년도 더 전에 소리로 이런 일을 해냈다. 고전음악 작곡가들은 아이디어가 풍부하며, 천재적 능력으로 이것을 여러분과 함께 나눌 줄 안다.
--- p.158

내가 개인적으로 경험한 쇼스타코비치와 그의 교향곡 5번은 당연히 연주자로서 나의 이점이 작용한 결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경험이 독보적이라거나 다른 사람의 경험보다 더 타당하다는 뜻은 아니다. 음악과 관련하여 결정권을 쥐고 있는 사람은 항상 음악을 듣는 사람이다. 청중이 음악의 궁극적인 해석가다. 아울러 새로운 예술가는 계속해서 등장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는 끊임없이 나온다.
--- p.207

고전음악은 이렇게 여러분의 도플갱어가 된다. 예기치 못한 가능성들, 위로가 되기도 하고 도전 의식을 불어넣기도 하는 가능성들을 펼쳐 보임으로써 여러분 삶의 잣대가 되어준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고전음악은 묻는다. “당신은 어디서 왔죠? 내가 왜 당신에게 중요하죠?”

--- p.283

 


출판사 리뷰----


모두를 위한 클래식

이 책에서 다루는 음악은 흔히 ‘클래식’이라 부르는 고전음악이다. 고전음악은 고대 그리스에 기원을 두는 서양음악의 한 갈래로, 그 핵심 레퍼토리는 대략 1700년부터 1940년 정도까지 250년간에 집중되어 있다. 인류 역사를 볼 때 250년이라는 지극히 짧은 시간대에, 그것도 유럽이라는 지극히 한정된 지역에서, 오로지 백인 남성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음악이 오늘날 국경을 넘나들며 울려 퍼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중요하게 지적하고 있듯이 “고전음악은 유럽의 복잡한 문화사에서 생겨나 제국주의·침략·전쟁·조약·무역의 역동적인 과정을 거치면서” 전 세계 대부분의 문화에 받아들여졌다.(48쪽)
이런 사실 때문에 백인 남성 유럽인들의 전유물이었던 고전음악이 ‘만국 공통어’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미심쩍게 여겨지기도 한다. 마우체리는 이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보기에 ‘이탈리아 음악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이탈리아인’이라는 식의 사고방식이 오늘날엔 더 문제가 된다. 음악과 국가적·인종적 혹은 성별적 연결고리를 강조하는 태도는 오히려 지난 시대의 유물이라는 것이다. 고전음악이 민족적·성적 정체성 등을 뛰어넘어 현대인들에게 가닿을 수 있는 이유는, 고전음악 역시 음악이 가진 보편적인 언어(상징과 은유)를 통해 인간사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은 은밀한 이민자로, 국경을 알지 못한다.”(69쪽)
마우체리는 음악의 최종적인 해석가란 듣는 이임을 강조한다. 태어나기 전부터 어머니가 흥얼거리던 노래를 들었던 우리는 살아가며 온갖 곳에서 음악과, 또 고전음악과 맞닥뜨리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음악을 경험하고 나름의 음악사전을 만들어간다. 마우체리는 말한다. “여러분은 그 음악이 무엇의 은유인지 늘 배워왔고, 그 언어에 어떤 감정이 담겼는지도 안다. 트럼펫이 연주하는 팡파르나 감상적인 바이올린 독주를 들을 때, 혹은 낮은 현과 베이스드럼이 고동치는 소리에 위험 신호를 감지할 때 그게 어떤 느낌인지를 아는 것이다. 이렇게 날마다 이해를 거듭한 내용이 여러분의 사전에 차곡차곡 더해지는데, 서양음악을 듣는 사람이라면 일반적으로 그런 사전을 공유하고 있다.”(60쪽) 우리가 ‘베토벤은 모두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여기 있다.

우리 삶의 사운드트랙을 찾아서

하지만 음악은 보편적인 만큼 개인적인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어떤 음악을 언제 처음으로 들었으며 어디서 들었는지, 그것이 당시 다른 사건들과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에 따라 그 음악 경험은 자기만의 고유한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혹은 음악이 언제, 어떤 배경에서 작곡되었는가 하는 그 역사적 시간이 개인에게 남다른 의미를 가져다줄 수도 있다.
마우체리는 자신이 태어난 1945년 무렵 만들어진 음악들에 매료되었다고 하면서, 버르토크, 쇼스타코비치, 스트라빈스키, 프로코피예프, 코플런드, 번스타인, 쇤베르크, 힌데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코른골트, 브리튼의 음악이 어떤 식으로든 자신이 태어난 세계를 구현하고 있으며 이들과 동시대를 살았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고백한다.(88~89쪽)
그는 이처럼 자신이 흥미로워하던 코른골트의 음악을 1988년 스승인 레너드 번스타인의 시골 자택에 찾아가 함께 들으며, 스승의 귀엔 이 음악이 어떻게 들렸는지 궁금해하기도 했다. (183~184쪽)
물론 어떤 음악은, 아니 거의 모든 음악은 시간이 갈수록 처음 들었던 때와는 다르게 들린다. 특히 어릴 때 들었던 음악이 그러한데, ‘어른스러운 주제’의 음악이라면 나이가 들고 삶의 경험이 겹겹이 덧대어지면서 같은 음악이라도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마우체리는 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서곡을 〈캡틴 비디오〉라는 SF 텔레비전 드라마의 영웅적인 주제곡으로 처음 접하고 강한 인상을 받았다가, 훗날에야 이 곡이 초자연적인 폭풍을 묘사한 곡임을 알게 되었고 또 자신이 직접 이 곡을 지휘할 때는 ‘죽지 않는 이방인의 비명 소리’ 같은 인상을 받았음을 이야기한다. 음악은 같았지만, 그는 달라졌던 것이다.(97~98쪽)
“궁극적으로 고전음악은 여러분의 삶에 깔리는 사운드트랙이 되어준다. 고전음악은 경험의 그 순간을 상기시켜주는, 여러분의 이야기가 집약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책이 될 것이다. 그 이야기를 타인과 공유할 수는 있어도 결코 다른 누구의 것으로 삼을 수는 없다. 작곡가가 음악을 만들면, 연주자가 자기 앞에 놓인 여러 선택지 가운데서 작품에 숨을 불어넣을 선택지를 고르고 골라 그것을 소리로 옮겨낸다. 하지만 해석은 여러분 몫이다. 여러분이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껴안지 않으면 음악은 완전한 행위로서 존재하지 않는다.”(291~292쪽)
마우체리는 레너드 번스타인이 말한 ‘음악의 기쁨’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데 자신의 힘을 보태고 싶다고 적으며 책을 마무리한다. 그가 일생에 걸쳐 누린 그 기쁨을 저마다 찾아가는 데 이 책이 제 몫을 다하리라 기대한다.

마우체리가 쓴 사랑의 편지를 통해 초보자들은 음악의 세계에 발을 딛고, 음악 애호가들은 신선한 귀로 음악을 듣게 될 것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음악을 향한 저자의 기쁨은 전염된다. 열정과 활기가 넘치는 이 입문서로부터 고전음악을 잘 아는 독자들도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 『커커스 리뷰』

 

 

추천평----


나의 아버지 레너드 번스타인은 음악에 대해 해일과도 같은 강한 열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아버지를 보며 자라온 나는 존 마우체리의 글에서도 비슷한 기쁨을 느낄 수 있어 반가웠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음악에 대한 그의 애정과 헌신이 불꽃처럼 타올라 우리에게 온기를 전해준다. ‘음악은 가장 많은 보답을 주는 여정’이라는 그의 말처럼, 이 책도 우리에게 그만한 보답을 준다.
- 제이미 번스타인 (작가·영화제작자)

이 책은 애정 어린 손길로 음악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줄 뿐 아니라, 인간 삶을 가치 있게 하는 아름다움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 스티븐 허프 (피아니스트·작곡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