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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assic. /classic.III

♠ 말러, 그 삶과 음악



말러, 그 삶과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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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음악가 말러의 개인적인 삶과 음악인으로서의 생에 주목한 책이다. 말러만큼 음악이 개인적인 삶의 사건이나 경험과 깊이 얽혀 있는 작곡가는 드물다. 한 예술가의 작품을 이해하려면 그가 누구인지 먼저 알아보는 것이 좋다. 그의 출신, 그만의 기쁨과 고통, 자신의 자아를 찾게 해준 세계에 대한 그의 ‘해석’ 이 어떠했는지를 설명해주는 이 책을 통해 말러의 음악이 더욱 감명 깊게 다가올 것이다. 그의 작품에는 특별하게 마음을 움직이는, 다른 단점들을 기꺼이 눈감아주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이 모두가 그의 극적인 언동과 내면의 감동을 통해 말러의 음악을 사랑하게 만드는 요소일 것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작곡과 지휘에 쏟아부었던 말러의 음악을 활자로 만나보자.


 


著 -


스티브 존스


Stephen Johnson은 맨체스터 노던 스쿨 오브 뮤직Northern School of Music, Manchester, 리즈Leeds 대학교의 알렉산더 고어 Alexander Goehr 교수 문하,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공부했다. 그 뒤로 『인디펜던트 Tha Independent』와 『가디언The Guardian』에 정기적으로 기고하였고 『스코츠맨The Scotsman』의 수석 음악 비평가로 활동했다(1998-9). BBC 방송국의 라디오 제3, 4 채널과 월드 서비스에 자주 출연해왔다.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 브루크너 사후 100주년 기념 브루크너 특집 시리즈 14편이 있다. 『Bruckner Remembered』(파버 Faber 출판사,1998)의 저자, 『The Cambridge Companion to Conducting』(CPU 2004)의 기고가이고, BBC 라디오 제3채널의 '디스커버링 뮤직 Discovering Music' 프로그램 고정 진행자이다. 2003년 아마존닷컴의 '올해의 고전음악 저술가Amazon.com Classic Music Writer of the Year'로 뽑혔다.


 


목차 -


서문

제1장 삼중의 이방인
제2장 방랑자
제3장 부활
제4장 세계를 담은 교향곡
제5장 알마
제6장 행복한 가정과 ‘비극적’ 교향곡
제7장 에로스 찬미
제8장 파국
제9장 그대를 위해 살고 그대를 위해 죽으리

부록
책에 나오는 인물들
용어집
CD 수록곡 해설
비교연표
역자후기
참고문헌

안토니 비트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연주한 수록곡 목록(2_CD)

CD 1


1. 교향곡 제5번 3악장: 스케르초 _ 19:36
Symphony No.5. Movement 3: Scherzo
Polish National Radio Symphony Orchestra; Antoni Wit
폴란드 내셔널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안토니 비트

2.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제4곡: ‘내 사랑의 푸른 두 눈은’ _ 4:49
Leider eines fahrenden Gesellen. No. 4: 'Die zwei blauen Augen'
Hidenori Komatsu, baritone; Hanover Radio Philhamonic Orchestra; Cord Garben
히데노리 고마츠, 바리톤; 하노버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코르드 가르벤

3. 교향곡 제1번 3악장: 끌지 않고 장엄하면서 차분하게 _ 9:59
Symphony No.1. Movement 3: Feierlich und gemessen, ohne zu schleppen
Polish National Radio Symphony Orchestra; Michael Halasz
폴란드 내셔널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미카엘 하라즈

4. 교향곡 제3번 4악장: 아주 느리고 신비스럽게. ‘오, 인간이여, 조심하라!’ _ 9:35
Symphony No.3. Movement 4: Sehr langsam. Misterioso. 'O Mensch, gib Acht!'

5. 교향곡 제3번 5악장: 활발한 속도와 대담한 표현으로 ‘세 천사가 노래 부르네’ _ 4:12
Symphony No.3. Movement 5: Lustig im Tempo und keck im Ausdruck. ‘Es sungen drei Engel’
Ewa Podles, contralto; Cracow Boy's Choir; Cracow Philharmonic Chorus, Polish National Radio Symphony Orchestra: Antoni Wit
에바 포들레스, 콘트랄토; 크라쿠프 소년 합창단; 크라쿠프 필하모닉 코러스; 폴란드 내셔널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안토니 비트

6. 교향곡 제7번 2악장: 밤의 음악 _ 16:56
Symphony No.7. Movement 2: Nachtmusik I
Polish National Radio Symphony Orchestra; Michael Halasz
폴란드 내셔널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미카엘 하라즈

7. 교향곡 제4번 4악장: ‘천국의 삶’ _ 9:34
Symphony No.4. Movement 4: Sehr behaglich. 'Das himmlische Leben'
Lynda Russell, soprano; Polish National Radio Symphony Orchestra; Antoni Wit
린다 러셀, 소프라노; 폴란드 내셔널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안토니 비트

CD 2

1. 뤼케르트 가곡 제3곡: '이 세상은 나를 잊었네' _ 7:00
Ruckert Leider. No.3: 'Ich bin der Welt abhanden gekommen'
Hidenori Komatsu, baritone; Hanover Radio Philhamonic Orchestra; Cord Garben
히데노리 고마츠, 바리톤; 하노버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코르드 가르벤

2. 교향곡 제5번 4악장: 아다지에토 _ 12:03
Symphony No.5. Movement 4: Adagietto
Polish National Radio Symphony Orchestra; Antoni Wit
폴란드 내셔널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안토니 비트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
Kindertotenlieder

3.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 제4곡: '얼마나 자주 나는 아이들이 잠깐 산책 나갔다고 생각하는지' _ 2:52
Kindertotenlieder. No.4: 'Oft denk' ich...'

4.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 제5곡: '이 같은 날씨에, 몰아치는 폭풍우 속에' _ 6:40
Kindertotenlieder. No.5: 'In diesem Wetter'
Hidenori Komatsu, baritone; Hanover Radio Philhamonic Orchestra; Cord Garben
히데노리 고마츠, 바리톤; 하노버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코르드 가르벤

5. 교향곡 제6번 제2악장: 스케르초. 묵직하게 _ 12:52
Symphony No.6. Movement 2: Scherzo. Wuchtig
Polish National Radio Symphony Orchestra; Antoni Wit
폴란드 내셔널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안토니 비트

6. 대지의 노래 제2악장: '가을에 쓸쓸한 자' _ 8:56
Das Lied von der Erde. Movement 2: 'Der Einsame im Herbst'
Ruxandra Donose, mezzo-soprano; National Symphony Orchestra of Ireland; Michael Halasz
룩산드라 도노세, 메조 소프라노; 아일랜드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 미카엘 하라즈

7. 교향곡 제10번 제1악장: 아다지오 _ 26:23
Symphony No.10. Movement 1:Adagio
Polish National Radio Symphony Orchestra; Robert Olson
폴란드 내셔널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로버트 올슨


 


리뷰 -


책 속에서 만나는 말러, 『말러, 그 삶과 음악』 1860-1911

왜 말러는 듣고, 읽어야 하는가


말러만큼 음악이 개인적인 삶의 사건이나 경험과 깊이 얽혀 있는 작곡가는 드물다. 그러므로 말러의 곡을 이해하려면 그가 누구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그의 출신, 그만의 기쁨과 고통, 자신의 자아를 찾게 해준 세계에 대한 그의 ‘해석’이 어떠한지를 먼저 이해해야 그의 음악을 들을 때 솟구치는 ‘왜?’라는 의문들을 비로소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말러의 위대한 교향곡들과 가곡들은 소리로 쓴 자서전이나 인생론 그 이상이다. T.S.엘리어트의 표현을 빌자면 ‘고통받는 인간과 창조하는 정신’의 연관 관계를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그의 음악에 제대로 접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코 그게 전부가 아니다. ... 음악적 개념을 지성적인 비전문가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해야만 하는 작업은 즐겁고 신선하며 나아가 나 자신을 겸손해지게 한다. 주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음을 감추는 수단으로 전문용어가 동원되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본다. 중요한 건 오로지 당신의 마음이다. 그렇게 보자면 우리는 모두 전문가다. (스티븐 존슨, 저자 서문 중에서)

“나는 삼중의 이방인이다. 오스트리아인 사이에서는 보헤미아인이요, 독일인들 사이에서는 오스트리아인이며, 세계인 사이에서는 유대인이다.” 말러는 전 생애에 걸쳐서 진정한 정착 없이 아웃사이더로 살았다.

슈베르트의 감동적이고 육감적인 우수의 비밀에 말러보다 더 가까이 접근한 사람은 없다. (로망 롤랑, 『우리 시대의 음악가들』 중에서)

뭐니 뭐니 해도 그의 작품에는 특별하게 마음을 움직이는, 다른 단점들을 기꺼이 눈감아주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이 모두가 그의 극적인 언동과 내면의 따뜻함, 최고로 장대한 형식과 가장 웅장한 음악적 사고를 구현하겠다는 의지와 결합해 근대의 가장 매혹적인 스타 작곡가 중 한 사람을 빚어냈다. (아론 코플란드, 미국작곡가)

그 자신 재능있는 예술가였으나 말러와 ‘예술가의 아내’ 역할에 합의하고 결혼했던 알마 말러가 젋고 유능한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와 사랑에 빠지면서 말러는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받는다. 1910년(죽기 1년전)에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에게 상담을 받는다.

그가 세상을 뜨자 그의 적들조차도 자신들의 행동을 후회했다. 그가 확립한 최고 수준의 예술, 예술적 추구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용납하지 않던 단호함, 위대하고도 순수한 비전은 전통의 초석이 되었고 사후에도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브람스도 당시 역시 빈에 거주했고 바그너가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주장하는 ‘순수’ 음악 형식에 굳건히 발을 딛고 있었다. 브루크너, 말러와 말러의 학교 친구들이 빈 오페라에 갔을 때 반드시 홀의 값싼 자리 쪽에 모여 있었던 반면에 브람스는 근사하게 동떨어진 독립 박스에 자리 잡았다. 바그너와 브람스 사이의 갈등은, 사소하게는 누가 얼마짜리 오페라 입장권을 구매하느냐에 이르기까지, 당시 빈 음악계의 거의 모든 양상을 정치적으로 만들었다. 공연장 안에서 양쪽 지지자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던 기록들도 있다. 1890-1891년에 빈에 유학했던 시벨리우스는 브루크너의 제3번 교향곡 공연에서 벌어진 난투극에서 발목을 접질렸다. 그러므로 말러는 1878년에 음악원을 졸업하기까지, 근대 음악을 둘러싼 논의와 그 갈등관계를 완전히 섭렵한 셈이다.

오늘날에 말러는 지휘도 했던 작곡가로 기억된다. 그러나 그의 시대, 적어도 그의 말년까지 그는 작곡도 하는 뛰어난 지휘자로 통했다. ‘공교롭게도 작곡까지’ 한다고 여기는 이들도 있었다.

나는 이 요지부동의 인물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리고 미숙했다. 그와 교류한다는 건 면도날로 봉해진 폭탄을 쥐는 것과도 같았다. 스미스의 많은 중요한 이야기 중에서도 마지막에 나오는 ‘면도날로 봉해진 폭탄’이라는 표현이 압권이다. 말러의 음악을 아는 사람들은 그 표현에서 그의 교향곡들과 관현악적 가곡들의 악구들, 이를테면 제5번이나 제6번 교향곡의 갈기갈기 찢는 듯이 가혹한 부분들, 또는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의 “내 가슴은 달아오른 칼로”에 나오는, 달아오른 칼에 가슴을 찔리는 듯한 느낌을 안겨주는 부분들을 떠올릴 것이다. 말러 음악에서 우리는 종종 이렇게 음악과 인간이 일치하는 대목들을 만나게 된다.

말러는 벌떡 일어나 잔을 비운 뒤 이렇게 소리쳤다고 한다. ‘망할 놈의 프로그램!’ 열정과 드라마, 그리고 자연의 소리들로 넘쳐나는 이 교향곡을 객관적인 표현을 동원한 음악 분석만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는 없다는 것은 음악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거의 누구나 안다.

알마 말러는 신혼여행지 성 페테르스부르크에서 남편이 ‘히스테리 성향이 있는 아름다운 노귀부인’과 사귀게 된 과정을 기억했다. 그 몇 해 뒤 말러가 홀로 러시아에 머물 때 이 귀부인은 그를 불렀다. “그이에게 자신의 죽음이 가까웠다면서, 제2번 교향곡에서 저세상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듯이, 자신에게도 죽음에 대해 가르쳐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어요. 애석하게도 그이는 그녀가 생각하는 만큼 죽음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았죠. 작별을 고하는 순간에 그이는 그녀가 자기 때문에 기분이 상했다는 걸 뚜렷이 느꼈습니다.”

온 세계를 다 담아냈다는 것은 자신을 둘러쌌던 알프스의 장관을 음악으로 표현해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말러가 이 작품을 완성해가고 있을 때 브루노 발터(20세기 가장 위대한 지휘자 가운데 한 사람. 말러 작품들의 훌륭함을 알리기 위해 애썼다)가 슈타인바흐를 방문했다가 잠시 그 장엄한 산세에 넋을 잃었다. 말러가 그에게 말했다. “그렇게 서서 경치를 감상할 필요 없네. 내가 이미 음악에 다 넣어놨으니까.”

조울증 환자들 중에는 죽음에 몰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제미슨 박사는 책에서 말한다. 그들은 또 극적으로 과장된 표현을 동원하여 사고하는 경향이 있다. 창의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사람의 경우, 이러한 성향이 위험한 망상으로 발전할 수 있으나 말러의 경우처럼 천재성과 만나면 압도적으로 감동스러운 결과물을 빚어낸다. 말러가 야심차게 써내려간 [부활] 교향곡의 프로그램 노트는 그것만 놓고 볼 때 과대망상 증세로 읽힘직하다. 그러나 실제 감상자들은 그 음악을 들으며 말러가 글로 써놓은 주장들과 합치한다고 느낀다. 이 사실은 바로, 우리가 ‘정신병’이라고 일컫는 증세를 앓는 사람은 때로 실은 창의성의 축복을 받은 사람이며, 대중은 그 축복의 결과물을 누리게 된다는 제미슨 교수의 주장을 증명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