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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편지,

 

 

 

 

 

가을편지.......


.

1.

하늘에게....

당신의 고운 색감이 오늘 또 가을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봄은 멀리서나마 하이얀 모시 같음의 부드러움이라면
가을은 상념을 만들어 내는 재주를 가지셨군요
작년에도 또, 오늘도 같은 하늘이더라도
전 전보다 달라져 있습니다
아니...달라지길 바랄 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

새들에게....

우리집 지붕 꼭대기 너머로 대나무 숲이 보입니다
봄에도 보이고 여름에도 보였건만
유독, 오늘 제 눈에 들어오는건 왜 그런지
잘 모르겠습니다
.......
언젠가 그랬습니다
자유로를 달리다 문득 하늘을 보니
V자를 그리며 날으는 수많은 새들의 행렬
행여 한마리라도 뒤쳐질까봐 제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

그리고.....
또 생각이 났지만 볼 수도, 볼 용기도 나질 않았습니다

한무리의 새떼들
대나무 숲은 오늘 유난히 바람에 흔들거리는군요...


3.

바람에게...

며칠전 바람개비를 만들었습니다
골짜기에 우리집은 곧잘 바람이 들어옵니다

새벽에 바람이 불때면, 그때는 그랬습니다
문득 하루 해가 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것은 하고 싶은일,
해야 할일이 너무도 많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지요

한낮 떄 아닌 돌풍이 불면, 그때는 그랬습니다
문득 누구에겐가 편지를 써야 할 것같았습니다
아니 써야 한다는 것보다는,
쓰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떄문인지 모르지요...

저녁에 바람이 불면, 그떄는 그랬습니다
두 손으로 내 몸을 감싸안듯,
편안함의 휴식 같음이 몰려들었습니다
아마 바람도 귀가하는 그런 느낌 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4,

나무에게...

살면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외롭다고 느낄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나무는 늘 제게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늘 같은 자리에서
변함 없슴을 말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늘 변하고 다르게 살려고 하는데
나무는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
힘들더라도 그 변함없슴에 감사를 하고 싶습니다


5.

나에게...

왜 다르게 사는가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왜 같은 행복도, 같은 슬픔도 아닌채로
살아야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 지금은 생각 그대로 살고있지만
궁금도 원망도 하질 않습니다
알기 떄문이라는 거보다는
의문의 깊음이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지요

높으면 높은대로
낮으면 낮은대로
깊으면 깊은대로
얕으면 얕은대로...

그렇게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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