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의 끝자락인가 싶은데
다시 바람이 불었다
바람은 매섭구 차가웠다
살을 에이는 그런 표현은 아니더라도
그럴 만큼 시리고 차가웠다
.
비를 좋아해서
비가 내리면
늘 가슴에 비가 내리듯이
아려옴을 느꼈는데
가슴에 겨울바람이 들면
얼마나 시리고 아플까 생각했다
.
창밖의 풍경들이
바람따라 지나간다
세월처럼,
또는 시간처럼...
.
내 머리에 이고 있던
돌덩이 같은 잔재들도
그렇게 흘러갔으면 좋으련만
.
먹고,
잠자고,
일하고,
또 먹고 잠자고..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도
.
되 돌아오는 시간들 속에
나는 또 다시
같은 생각들 속에 머물러 있다
.
떠나가라
떠나가라
그러다가도
.
가지마라
가지마라
그러고 있다
.
언젠가,
스케치 여행지에서...
지리한 6월의 한낮인데,
나는 햇볕을 피해서 웅장한 대웅전을 뒤로하고
구석진 돌담 모퉁이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오후쯤인가,
돌담에 비스듬히 등을 기대고
눈을 감으니 작은 실바람이
눈꺼풀을 살며시 간지럽힌다
.
.
얼마쯤 지났을까..
멀리 보이는 작은 암자에서
풍경소리가 들리고
어린 스님의 목탁소리에 맞추에
불경소리가 들린다
.
차츰..
마음의 정화를 느끼며
귀를 기울여보았다
.
.
...멈춤..
스님,
졸고 계신다..
.
짓궂은 산새 소리만 메아리칠 뿐,
고요하다
.
.
스님도... 졸고 계신다...
.
스님도 졸리우면 잔다
졸리우면 자야되는데
참는게 버릇이 되었던 것같다
.
보고싶으면 봐야 되는데
참는게 버릇이 되었다
.
속상하면 말해야 되는데
참는게 버릇이 되었다
.
울고 싶으면 울어야 하는데
참는게 버릇이 되었다
.
말하고 싶은데...
보고싶다고,
속상했다고,
울고 싶다고
그래야 하는데
.
.
참는게 버릇이 되었다
.
생각해 보니 결국,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어른이 되고 있는 지금,
.
.
점
점
.
바
보
가
되여 가고 있던 걸까..?
.
바보가 되면 마음을 비우겠지
마음을 비우면 해탈이 온다고 하겠지
해탈이 오면 나는 이세상을 떠나있겠지
.
.
그럼
세상은 깨끗해지는 건가..?
.
아니,
아니,
나만 떠나가는게 맞을지도...^^
우습다..
우스워..
하.
하.
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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